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북한과 미국이 대화 테이블에 앉았다. 양측이 ‘4월 한반도 위기’를 큰 충돌 없이 넘긴 뒤 만나는 것이어서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한국 외교부 관계자는 9일 “북·미 양측 대화가 8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외곽에서 시작됐으며, 내일까지 계속되는 것으로 안다”고 확인했다. 접촉 장소와 시간, 참석자 신상은 자세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북한에서는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장, 미국에서는 싱크탱크인 뉴아메리카의 수전 디마지오 국장 겸 선임연구원이 단장으로 양측 대표단을 이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마지오는 이란 핵(核) 전문가로 2002년부터 미국과 이란 간 관계를 개선하는 정책 개발과 제안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북·미 간 만남은 지난해 11월 중순 스위스 제네바 접촉 이후 6개월 만이다.

미 국무부가 “(그때나 지금이나) 민간 차원의 접촉”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이번 접촉은 미국 측 대표가 핵 전문가인 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대화도 가능하다고 이미 밝힌 상황에서 이뤄져 중요한 의미를 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그(김정은)와 만나는 것이 적절하다면, 나는 전적으로, 영광스럽게 그것(대화)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포기를 조건으로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제안을 중국에 했다고 8일 보도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정인설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