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욱의 전자수첩] 에어컨 구매 법칙…'겨울보다 여름, 여름보다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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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보다 여름에 수십만원 저렴…"8월이 가장 싸"
봄·여름, 가격대 비슷…여름 구매시 설치 지연 빈번
봄·여름, 가격대 비슷…여름 구매시 설치 지연 빈번
[ 이진욱 기자 ] "7월에 사야 싸지 않아요? 물량도 혜택도 많잖아요", "아무래도 겨울이 싸죠. 철 지난 옷들이 그렇잖아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에어컨은 언제 사는게 가장 싼가요?'란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와같이 엇갈린다. 소비자가 가장 관심을 갖는 부문은 가격이지만, 누구하나 명쾌한 답변이 없는 게 현실이다.
주변에서 이런저런 조언을 듣고 의견을 종합하다보면, 막상 더워질 때 닥쳐서 사는 게 대부분이다. 한 여름에 가장 싸게 산 에어컨이라도 설치가 지연되면서 이듬해 여름까지 묵혀놓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중고 제품을 사는게 현명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가격은 제품 구매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에어컨과 같은 계절 가전은 필요한 시기가 '여름'으로 정해졌다. 그만큼 구매할 때에는 미리미리 가격만큼 효율성도 따져볼 수 있는 시간이 있는 셈이다. ◆여름이 겨울보다 할인폭 커…매장별 자체 할인까지
우선 가격으로만 보면 여름에 사는게 겨울보다 싸다. 기자가 최근 서울 동작, 서초, 관악 지역 삼성전자, LG전자 판매점을 돌아본 결과, 신제품 56m²(17평) 투인원(스탠딩+벽걸이)의 경우 겨울보다 여름에 약 50만원 더 저렴했다(IPTV 가입, 카드혜택 등 추가지출 부문 제외).
가전판매점 에어컨 담당 판매직원들은 하나같이 "신제품의 경우 8월에 판매가격이 가장 떨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모델·사양별로 가격차만 있을 뿐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프라이스킹 등 가전양판점도 마찬가지였다. 양판점 3곳을 방문해 동일한 제품으로 문의하니 여름에 살 경우 40만~50만원이 더 싸다고 했다. 양판점의 경우 기본 할인폭 가드라인이 있지만, 여름에는 매장별로 자체 할인이 더해진다고 한다. 여름에 가격이 싼 이유를 물었다. 한 양판점 직원은 겨울에 사는 사람이 적으니 할인폭이 적을 수 밖에 없다는 단순한 대답을 내놨다. 반대로 여름엔 수요가 많아 기본적으로 할인폭이 크다고 한다. 쉽게 말해 여름은 '박리다매'의 시기라는 얘기다. 일정 모델에 수요가 몰리는 것을 막기위해 모델별로 할인폭을 변동시킨다고도 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대리점들은 본사에서 짧게는 4~5일, 길게는 일주일에 한번씩 내려오는 할인폭 지침을 따르고 있었다. 직원 손에 들려있는 할인폭 표를 보니 빼곡하게 모델별로 기본할인, 추가 할인가격까지 나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에 정부가 올 여름에도 환급혜택을 시행한다면 가격은 더 저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정부는 7~9월에 에너지효율 1등급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20만원의 환급 혜택을 제공했다. 에어컨은 확실히 겨울보단 여름에 구매하는 것이 현명해보였다.
◆봄, 여름과 가격차 거의 없어…설치대란 없어 구매 적기
그럼 소비자들이 본격적으로 에어컨 구매를 고민하기 시작하는 현재, 봄은 어떨까. 가격으로만 비교하면 여름과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하이마트 매장 관계자는 "4~5월에 제조사들의 마케팅 비용이 집중되면서 할인 또는 사은품 제공 등 소비자 혜택이 가장 많다"며 "이번 여름에 정부가 환급혜택을 시행한다고 해도 가격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봄과 여름을 놓고 고민하는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는 효율성에서 갈린다. 에어컨의 경우 여름에 구입하면 배송과 설치가 모두 늦어지는 일이 잦다.
지난해의 경우 6월 중순 이후 에어컨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설치대란'으로 분통을 터트렸다. 실제로 구매후 3주 넘게 설치가 지연되면서 새로 산 제품을 얼마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경우도 빈번했다. 반대로 봄에 에어컨을 사면 3~5일 내 설치가 가능하다.
올해 에어컨을 구매할 계획이라면 여름보다 봄이 적기라고 매장 관계자들은 귀띔했다. '가격'과 '효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한 매장 관계자는 "6월이 되면 현재 판매가격에서 좀 더 비싸질 것"이라며 "4, 5월에서 6월로 넘어가면서 판매가격이 높아졌다가 7, 8월에 다시 낮아지는 게 해마다 반복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7월 이후 줄어든 재고로 물량보다 수요가 많아져 제조사 판매점, 양판점들이 할인폭을 일제히 줄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늦여름에 싸게 사서 이듬해 여름을 기다릴 것인가, 봄에 싸게 사서 올 여름을 기다릴 것인가, 현명한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에어컨은 언제 사는게 가장 싼가요?'란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와같이 엇갈린다. 소비자가 가장 관심을 갖는 부문은 가격이지만, 누구하나 명쾌한 답변이 없는 게 현실이다.
주변에서 이런저런 조언을 듣고 의견을 종합하다보면, 막상 더워질 때 닥쳐서 사는 게 대부분이다. 한 여름에 가장 싸게 산 에어컨이라도 설치가 지연되면서 이듬해 여름까지 묵혀놓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중고 제품을 사는게 현명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가격은 제품 구매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에어컨과 같은 계절 가전은 필요한 시기가 '여름'으로 정해졌다. 그만큼 구매할 때에는 미리미리 가격만큼 효율성도 따져볼 수 있는 시간이 있는 셈이다. ◆여름이 겨울보다 할인폭 커…매장별 자체 할인까지
우선 가격으로만 보면 여름에 사는게 겨울보다 싸다. 기자가 최근 서울 동작, 서초, 관악 지역 삼성전자, LG전자 판매점을 돌아본 결과, 신제품 56m²(17평) 투인원(스탠딩+벽걸이)의 경우 겨울보다 여름에 약 50만원 더 저렴했다(IPTV 가입, 카드혜택 등 추가지출 부문 제외).
가전판매점 에어컨 담당 판매직원들은 하나같이 "신제품의 경우 8월에 판매가격이 가장 떨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모델·사양별로 가격차만 있을 뿐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프라이스킹 등 가전양판점도 마찬가지였다. 양판점 3곳을 방문해 동일한 제품으로 문의하니 여름에 살 경우 40만~50만원이 더 싸다고 했다. 양판점의 경우 기본 할인폭 가드라인이 있지만, 여름에는 매장별로 자체 할인이 더해진다고 한다. 여름에 가격이 싼 이유를 물었다. 한 양판점 직원은 겨울에 사는 사람이 적으니 할인폭이 적을 수 밖에 없다는 단순한 대답을 내놨다. 반대로 여름엔 수요가 많아 기본적으로 할인폭이 크다고 한다. 쉽게 말해 여름은 '박리다매'의 시기라는 얘기다. 일정 모델에 수요가 몰리는 것을 막기위해 모델별로 할인폭을 변동시킨다고도 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대리점들은 본사에서 짧게는 4~5일, 길게는 일주일에 한번씩 내려오는 할인폭 지침을 따르고 있었다. 직원 손에 들려있는 할인폭 표를 보니 빼곡하게 모델별로 기본할인, 추가 할인가격까지 나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에 정부가 올 여름에도 환급혜택을 시행한다면 가격은 더 저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정부는 7~9월에 에너지효율 1등급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20만원의 환급 혜택을 제공했다. 에어컨은 확실히 겨울보단 여름에 구매하는 것이 현명해보였다.
◆봄, 여름과 가격차 거의 없어…설치대란 없어 구매 적기
그럼 소비자들이 본격적으로 에어컨 구매를 고민하기 시작하는 현재, 봄은 어떨까. 가격으로만 비교하면 여름과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하이마트 매장 관계자는 "4~5월에 제조사들의 마케팅 비용이 집중되면서 할인 또는 사은품 제공 등 소비자 혜택이 가장 많다"며 "이번 여름에 정부가 환급혜택을 시행한다고 해도 가격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봄과 여름을 놓고 고민하는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는 효율성에서 갈린다. 에어컨의 경우 여름에 구입하면 배송과 설치가 모두 늦어지는 일이 잦다.
지난해의 경우 6월 중순 이후 에어컨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설치대란'으로 분통을 터트렸다. 실제로 구매후 3주 넘게 설치가 지연되면서 새로 산 제품을 얼마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경우도 빈번했다. 반대로 봄에 에어컨을 사면 3~5일 내 설치가 가능하다.
올해 에어컨을 구매할 계획이라면 여름보다 봄이 적기라고 매장 관계자들은 귀띔했다. '가격'과 '효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한 매장 관계자는 "6월이 되면 현재 판매가격에서 좀 더 비싸질 것"이라며 "4, 5월에서 6월로 넘어가면서 판매가격이 높아졌다가 7, 8월에 다시 낮아지는 게 해마다 반복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7월 이후 줄어든 재고로 물량보다 수요가 많아져 제조사 판매점, 양판점들이 할인폭을 일제히 줄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늦여름에 싸게 사서 이듬해 여름을 기다릴 것인가, 봄에 싸게 사서 올 여름을 기다릴 것인가, 현명한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