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오른쪽)에게서 책을 선물받은 뒤 사진을 찍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오른쪽)에게서 책을 선물받은 뒤 사진을 찍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정세균 국회의장을 포함한 5부 요인과 상견례를 하고 국정운영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 이 자리에는 정 의장과 황교안 국무총리, 양승태 대법원장,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이 참석했다.

정 의장은 “대통령께서 어려운 과정을 거쳐 국민의 높은 지지로 이렇게 대임을 맡게 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정 의장은 “아침에 대통령께서 ‘사이다’ 같은 행보를 해주셨다”며 “야당을 비롯한 다른 정당들을 순회하면서 말씀도 하시고 그 행보 자체가 국민이 기대하는 협치 및 정부와 국회의 협력에 부응하는 행보를 해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취임 첫날 야당 당사를 방문한 것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정 의장은 또 “국회의장으로서 대통령께서 국정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손을 내밀도록 하겠다”며 국회사무처가 마련한 입법 및 정책과제책자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덕분에 선거는 잘 치를 수 있었고 감사드린다”고 화답한 뒤 “말씀하신 대로 나라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이제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정치권과 국민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연히 국회가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면서 또 협력하고 한다”며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사법부의 독립을 보장하고 내각도 책임총리제, 책임장관제를 시행해 권한을 다 나누겠다”고 약속했다.

황 총리는 “처음으로 준비 기간 없는 대통령으로 시작하시게 되지 않았나. 새 길을 새롭게 펼쳐주시길 바라면서 국민 모두 그 길을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총리께도 협력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오랫동안 국정 공백이 있었으니까 국민이 위축되고 사기가 죽어 있는 상황”이라며 “쉬어도 놀아도 신이 나게 놀지 못하는 그런 사회에 대통령께서 신나고 흥이 나는 분위기, 뭔가 좀 기가 살아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시길 부탁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말씀대로 국민의 상처가 깊은데 위로하고 치유하는, 요즘 말로 ‘힐링’하는 정치를 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양 대법원장을 향해 “법조 선배뿐 아니라 학교도 선배”라며 친밀감을 보였다.

김이수 권한대행은 “국민이 희망을 갖는 정책을 펼쳐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고,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선거에 담긴 국민의 뜻을 받아 좋은 정치를 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