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강남스타일 성공 부담에 얽매이지 않을게요"
“2012년 ‘강남스타일’이 대성공을 거둔 뒤 ‘싸이 음악이 변했다’ ‘초심을 찾으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초심을 찾으려고 안간힘을 써봤는데 도저히 못 찾겠더라고요. 이번 8집 앨범은 찾다 찾다 못 찾은 ‘초심’ 대신 있는 그대로의 ‘본심’으로 만든 음악입니다.”

싸이(본명 박재상·사진)가 10일 8집 정규앨범 ‘4×2=8’(싸이는 팔)을 들고 돌아왔다. 2015년 12월 7집 앨범 ‘칠집싸이다’ 발매 이후 1년6개월 만이다. 2001년 데뷔한 17년차 가수 싸이는 이날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무대에선 떨리지 않는데 앨범을 처음 발표하는 자리에 설 때는 아주 떨린다”고 했다.

‘나 완전히 새 됐어’라는 가사로 유명한 노래 ‘새’, 말춤으로 세계를 웃게 한 ‘강남스타일’ 등으로 개구쟁이 청년 이미지가 강한 싸이는 1977년생으로 올해 ‘불혹’을 맞았다. 음악과 삶에 대한 성찰도 그만큼 깊어졌다.

“‘강남스타일’은 제가 삶에서 받은 큰 트로피인데, 그만큼 무게도 상당했습니다. 이후 ‘힘을 빼고 나답게 해야지’ ‘해외시장을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부담 갖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의식적으로 많이 했는데 지금 돌아보니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냥 힘들면 힘든 대로, 기분 좋으면 좋은 대로 제 음악을 하기로 했습니다.”

‘잘 놀기’에 도가 튼 싸이도 40대에 접어들며 ‘사십춘기’를 톡톡히 겪은 듯했다. 그는 “나이가 들자 예전엔 쉽다고 생각한 일도 어렵게 느껴지고 쓰고 싶은 가사도 되레 줄어들었다”며 “심한 정체기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싸이는 스스로에게 자극을 주는 길을 택했다. 이제까지 다른 음악인과 협업해 작사한 적이 없던 그가 같은 소속사(YG엔터테인먼트) 후배인 그룹 아이콘의 비아이 등 젊은 음악인들과 함께 노랫말을 만들었다. 싸이는 “젊은 친구들과 작업하면서 ‘그래, 나도 저 나이 땐 저런 가사와 저런 멜로디를 갖고 있었는데 어느샌가 머리가 많이 복잡해졌구나’ 하는 깨달음이 왔다”고 말했다.

그렇게 만든 10곡을 8집에 담았다. 좋아하는 것에 대한 고찰을 유쾌하게 표현한 ‘I LUV IT’, 처음 보는 이성을 보고 설레는 마음을 해학적으로 풀어낸 ‘New Face’ 두 곡을 더블 타이틀로 내걸었다. 그는 “빵모자 쓰고 나와 이상한 춤 추던 엽기가수 싸이가 만 16년 음악하더니 음악이 많이 늘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