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은 11일 두산중공업에 대해 높은 해외 경쟁력을 고려할 때 최근의 주가 하락은 기회라고 평가했다. 다만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에 따른 희석 요인을 감안해 목표주가를 3만4000원에서 3만1000원으로 하향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최광식 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두산중공업의 실적 성장세가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과거 두산중공업의 연결 실적 및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쳐온 종속사들 영업환경이 좋아졌다"며 "2017년~2018년 이익 예상치를 10%~20% 상향했다"고 했다.

이어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및 신흥국 시장 회복, 두산밥캣도 북미 딜러 판매 스타킹을 기대하고 있는 국면이다"며 "두산엔진도 향후 가스엔진 확산기의 수혜를 누릴 것"으로 기대했다.

1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1분기 두산중공업의 매출액은 3조4379억원, 영업이익은 236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기존 추정치에 부합했지만 순이익은 375억원으로 기대보다 적었다.

최 연구원은 "종속사들의 실적호조는 알려진 상황이었고, 중공업 부문 매출은 1조37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늘었다"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2% 감소한 694억원, 영업이익률은 5.1%로 적당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두산건설에 대한 판단은 유보했다. 그는 "올해 매출 1조8000억원에 영업이익률 4%~5%, 순적자폭 축소 목표를 제시하지만 감히 작년 말과 같은 실적 쇼크가 더이상 없을 거라고 확언할 수는 없다"며 "빅배스(대규모 손실처리)를 한지 얼마되지 않아 당분간 무사할 것이라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의견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관련 정책은 악재로 꼽았다. 집권에 성공한 더민주는 국민의 생명·안전 관련 공약 10번 중 △ 40년 후 탈원전 로드맵에서 '신규 원전 전면 중단' △미세먼지 배출량 30% 감소에서 '미착공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신설중단'을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정책이 두산중공업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다. 그는 수주목표 10조6000억원은 유지하지만 최소 8조원으로 톤이 약하다고 했다.

두산중공업의 주가는 BW 발행에 따른 희석요인으로 최근 조정을 받았다. 최 연구원은 "주가 반등을 모색해볼 수 있는 자리에서, 신정부의 원전과 석탄에 대한 공약은 악재이다"면서도 "두산중공업의 성장은 국내 외에도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생각해 볼 때, 여전히 최근의 주가 하락은 이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