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곡물기업 카길은 ‘세계인의 식탁을 지배하는 회사’로 불린다. 1865년 미국 아이오와주 시골에서 곡물 창고 하나로 시작해 지금은 식품·물류·동물 영양·곡물 유통·금융·에너지 사업까지 확장했다. 한국 진출 50년을 맞아 방한한 데이비드 매클레넌 카길 회장(사진)은 12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한국에서 2025년까지 현재 160만t인 사료 생산량을 270만t까지 늘려 매출 1조5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카길은 비상장 민간 기업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곡물, 식품, 동물 영양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 1071억달러, 순이익 23억달러를 냈다. 세계 70개국에서 15만여 명의 직원이 일한다. 창립자인 카길과 맥밀런 가문이 150년간 7대에 걸쳐 가족 경영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국에는 1967년 자회사 카길애그리퓨리나를 설립해 가축 사료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8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림, 농협에 이어 사료 시장 점유율 3위다. 2015년에는 평택에 1억달러를 투자해 최첨단 사료 공장을 지었다. 반려동물 사료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매클레넌 회장은 “평택 공장은 카길의 세계 200여 개 공장 중 최대 규모”라며 “한국 사료시장의 연간 생산량은 1900t으로 세계 9위지만 앞으로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카길은 다양한 농업 컨설팅 서비스로 매출 기반을 넓히고 있다. 농지의 위성사진과 토양 샘플 등을 활용해 최적의 농법을 가르쳐주거나 농민들이 야간에도 일할 수 있는 야간용 트랙터를 생산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곡물 가격 하락이 계속돼도 성장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매클레넌 회장은 “아시아 지역에서 더 안전한 먹거리에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며 “아시아 투자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