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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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식시장이 이달 초 새 역사를 쓴 뒤 연일 밟아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4일 2241.24로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뚫은 데 이어 2300선 돌파도 눈앞에 뒀다. 지긋지긋한 ‘박스피(코스피+박스권)’를 단숨에 뚫은 동력은 한국 상장사의 사상 최대 실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하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기대는 더 커졌다. 투자자들은 역대 정부마다 집권 초기에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통해 내수 활성화에 나서면서 증시에서 수익을 거둔 경험을 갖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CEIC에 따르면 1999년 2월 임기를 시작한 김대중 정부는 출범 1년 후 재정지출 규모가 취임 때보다 34% 늘어났다. 노무현(42%)·이명박(87%)·박근혜(6%) 정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실제 새 정부가 출범한 뒤 코스피지수는 평균 17.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 대통령의 주요 경제 정책인 일자리 창출, 소득 불균형 해소, 보편적 복지 등은 내수 경기와 관련이 있어서다. 새 정부는 재정지출 증가율을 3.5%에서 7%로 늘리겠다고 공언해 왔다. 올 하반기 10조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공무원 1만2000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증권가에선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올려잡고 있다. 기존 2200선 부근에 몰렸던 지수 상단을 2400 이상으로 높여잡고 있다. 박형중 대신증권 마켓전략실장은 “올 1분기 기업 실적이 탄탄한 데다 대선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정책 수혜주 찾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조민규 파트너는 “정부의 신성장 정책에 따라 전기차·자율주행차·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관련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