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소리 내는 오르간 매력에 빠져보세요"
파이프오르간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악기다. 오르간 연주를 들을 수 있는 공연도 드물다. 지난해 8월 대형 파이프오르간을 갖춘 롯데콘서트홀이 개관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국내외 오르 가니스트들이 무대에 서는 공연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대표적 오르가니스트인 신동일 연세대 교회음악과 교수(43·사진)도 부쩍 바빠졌다. 롯데콘서트홀 개관 음악회(8월16일)에서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생상스의 교향곡 3번 ‘오르간’을 협연한 데 이어 지난 3월 한경필하모닉, KBS교향악단과 같은 곡을 연이어 연주했다.

그는 “클래식 취향이 다양해지는 데다 세계적 수준의 파이프오르간을 갖춘 음악홀이 개관하면서 오르간 공연이 늘고 있다”며 “생소하게 느낄 수 있는 오르간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0일에는 협연자가 아니라 독주자로 무대에 오른다. 3월 영국 오르가니스트 웨인 마셜에 이어 롯데콘서트홀이 올해 기획한 파이프오르간 시리즈의 두 번째 주자다. 이 시리즈는 오는 8월 올리비에 라트리, 12월엔 조재혁으로 이어진다.

신 교수는 연세대 음대를 졸업하고 프랑스 리옹국립고등음악원과 파리국립고등음악원에서 공부했다. 2006년 샤르트르국제오르간콩쿠르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세계 음악계에 이름을 알린 이후 유럽·미국 무대에서 활동했다. 2011년부터는 연세대 교회음악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오르간은 건반악기이자 관악기에 속하지만 다양한 악기 소리를 냅니다. 바이올린 같은 현악기 소리를 흉내낼 때도 있죠. 음역이나 음량, 음색 모든 면에서 단독 악기로는 가장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어 하나의 오케스트라와 같습니다.”

이번 공연도 오르간의 다채로운 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작품으로 구성했다. 1부에서는 오르간 독주곡으로 편곡한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에 이어 바흐와 카르그-엘러트, 비에른, 비도르의 오르간 대표곡을 선보인다. 2부에선 비올리스트 김상진과 함께 브루흐의 ‘콜 니드라이’, 앙상블 유니송과 함께 풀랑크의 ‘오르간, 팀파니와 현악기를 위한 협주곡’을 연주한다. 2만~5만원.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