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중앙위원회가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렸다. 앞줄 왼쪽부터 송영길·이해찬 의원,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 우상호 원내대표, 추미애 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중앙위원회가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렸다. 앞줄 왼쪽부터 송영길·이해찬 의원,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 우상호 원내대표, 추미애 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5일 사무총장에 3선의 이춘석 의원, 정책위원회 의장에 3선의 김태년 의원을 임명하는 등 전면적인 당직 개편을 단행했다. 정무직 당직자 20명 중 18명이 바뀌었다. 집권 여당이 된 지 5일 만이다.

대선에서 승리한 당이 선거 직후 대대적인 당직자 물갈이를 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당직 개편은 집권여당으로서 당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추미애 대표의 강력한 의지에 따른 것이지만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아 앞으로 갈등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추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직 인선 내용을 발표했다. 추 대표는 “집권여당으로서 당·정·청의 건강한 협력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강력히 뒷받침하겠다”며 “대통합·대탕평 원칙에 입각해 능력 위주로 배치했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원내 비서실장을 맡았다. 또 전북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전북이 전국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는 데 기여했다. 김 의장은 대선에서 선대위 총괄공동특보단장을 지냈고,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활발한 당정협의 및 당 정책역량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추 대표의 최측근으로 사무총장 임명설이 돌았던 김민석 전 의원은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장에 임명됐다. 1·2·3 사무부총장에는 각각 김민기·김영호·임종성 의원이 임명됐고, 홍익표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유임됐다. 대변인은 백혜련 의원과 김현 전 의원이 맡았다. 이번 인선에 친문(친문재인)계 인사들이 대거 발탁됐다는 평가다.

민주당은 당직 개편에 대해 문 대통령과 민주정부 3기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위원장급 당직자 15명 중 7명이 여성(46.7%)이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 공약인 내각의 여성 비율 50%를 선제적으로 이행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추 대표가 충분한 당내 의견 수렴 없이 당직 개편을 밀어붙이면서 추 대표의 독선적 행태에 대한 당내의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추 대표의 측근인 김민석 전 의원에게 자리를 주기 위한 인사 개편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왔다. 추 대표는 대선 선대위 구성에서 김 전 의원 참여 문제를 놓고 친문계와 갈등을 빚었고, 최근 청와대 정무수석에 김 전 의원을 추천했다가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규백 사무총장이 대선 직후 갑작스럽게 경질당하면서 김 전 의원을 앉히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돌았다. 추 대표는 최근 인사추천위원회 구성 문제를 놓고도 당내 의원들과 갈등을 빚었다. 일각에선 추 대표가 차기 정치 행보를 준비하기 위해 친정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당직 개편으로 당·정·청 주요 요직에 한양대 출신이 대거 포진하면서 ‘한양대 전성시대’를 맞게 됐다. 추 대표는 법대 77학번, 이 총장은 추 대표의 후배인 법대 83학번, 김현 전 의원은 사학과 84학번이다. 유임된 홍 수석부의장은 정치외교학과 85학번이다. 청와대에선 임종석 비서실장이 무기재료공학과 86학번, 정부에선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경제학과 80학번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