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제왕’으로 불리는 레이 달리오 브리지우터 어소시에이츠 창립자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자신의 링크드인(lindked in) 계정에 긍정론과 비관론이 엇갈리는 시장 전망을 올렸다.
우선 좋은 소식은 “세계 경제가 지금 최선의 상태에 있거나 거의 근접해 있다”는 진단이다. 운용자산 1020억달러로 헤지펀드중 세계 최대 규모의 자금을 굴리는 그는 다우와 S&P500, 나스닥까지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역대 최고수준을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런던 증시를 대표하는 FTSE100 지수까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적어도 향후 1~2년내 주요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며 단정지었다.
반면 그가 바라보는 장기 전망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그는 “결국 경기침체는 닥치게 될 것이며, 그 강도는 이전보다 훨씬 크고 사회적·정치적 긴장을 낳을 것”이라고 밝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8년 넘게 전 세계 금융시스템이 안정되고 있는 것은 각 국 중앙은행 덕분이며, 그 결과 증시 역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진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장의 ‘야성적 충동’을 자극하는 정책을 내놓고, 기업실적 역시 시장 낙관론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달리오는 원인으로 “현재 시스템내에서 부채가 느리지만 꾸준히 축적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연금과 건강보험 등을 포함한 각종 공적지출부담이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처럼 일시적이고 과격한 시장충격보다는 점진적으로 거대한 위험이 쌓여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최근 비정상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월가의 ‘공포지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언급을 내놨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이달 초 한 자릿수까지 떨어지면 23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달리오는 “역대 최고수준의 증시와 비정상적으로 낮은 수준의 공포지수는 9년간 이어지고 있는 강세장의 파괴적 종말(crashing halt)를 예감하게 만든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마켓워치는 “헤지펀드 대가는 아직 2년 더 ‘장미’를 수확할 수 있다고 전망을 내놓았지만 아무도 음악이 언제 끝날지 알지 못한다”며 “스마트 머니(smart momey)의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