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선보엔젤파트너스 대표(오른쪽)가 김현욱 UNIST 기술사업화센터 팀장과 스타트업 활성화 방안을 얘기하고 있다. UNIST 제공
최영찬 선보엔젤파트너스 대표(오른쪽)가 김현욱 UNIST 기술사업화센터 팀장과 스타트업 활성화 방안을 얘기하고 있다. UNIST 제공
울산 UNIST(울산과학기술원) 경영관에는 선박모듈 기자재 회사인 선보공업에서 출자한 선보엔젤파트너스(대표 최영찬)가 입주해 있다. 최영찬 대표는 선보공업 창업주 최금식 회장의 아들이다.

지난해 9월 입주한 선보엔젤파트너스가 대학교수와 학생을 대상으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디딤돌이 되고 있다. 대학 측은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많은 벤처캐피털이 대학의 기술사업화와 창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처음 있는 사례”라고 말했다.

UNIST가 선보엔젤파트너스를 협업 동반자로 선택한 것은 모기업인 선보공업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자금력과 사업화 연계 능력을 갖추고 있어서다. 선보공업은 선박모듈 유닛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700억원에 이른다. 창업주 최 회장은 창업 당시 300만원이 모자라 어려움을 겪은 기억 때문에 지난해 자본금 30억원 규모의 창업투자사를 설립했다. UNIST에도 기술지주회사 설립 자금 5억원을 내놓았다.

최 대표는 1년도 되지 않은 짧은 기간에 UNIST에서 사업화가 가능한 30여 개 기술을 발굴했다. 김건호 기계 및 원자력공학부 교수가 개발한 안구 냉각 마취기술은 사업화에 성공하면 조 단위 매출을 낼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인체 안구에 주사를 투약해 시술하는 대신 안구 주의를 빠르게 냉각해 약품 없이 마취 효과를 내는 기술이다.

최 대표는 UNIST와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을 발굴해 직접 투자와 연구개발 연계 투자 등으로 지금까지 총 50억원을 투자했다. 고용 효과도 100여 명에 이른다. 최 대표는 “스타트업에 대한 마케팅, 시장분석 등 사업화에 필요한 모든 분야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지난해 말 조광페인트 태광 세운철강 등 부산 지역 제조업 2세 기업인 10여 명과 자본금 50억원 규모의 ‘파운더스하우스 13’이라는 벤처캐피털을 설립했다. 최 대표는 “회원사의 전체 매출만 2조원에 이른다”며 “동남권 제조기업의 고도 기술력과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을 융합해 세계적인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