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17 글로벌 사모·헤지펀드 서밋’ 만찬에 참석한 23개국 대체투자 전문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 다섯 번째부터 루크 앨리스 맨그룹 사장,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강성석 교직원공제회 기금운용총괄 이사.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1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17 글로벌 사모·헤지펀드 서밋’ 만찬에 참석한 23개국 대체투자 전문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 다섯 번째부터 루크 앨리스 맨그룹 사장,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강성석 교직원공제회 기금운용총괄 이사.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비은행 금융회사들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대출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습니다.”(릭 노엘 버르데파트너스 파트너)

한국경제신문사 주최로 17일 개막한 ‘ASK 2017 글로벌 사모·헤지펀드 서밋’ 첫날 행사에서 전문가들이 가장 유망하게 본 대체투자처는 단연 사모대출펀드(PDF)였다.
[ASK 2017] 뭉칫돈 몰리는 글로벌 PDF시장…"아시아·남미 신흥국 노려라"
은행 대체하는 투자사

자본건전성 규제 강화로 글로벌 대출시장에서 은행 역할이 축소되면서 그 빈자리를 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이나 투자사들이 빠르게 채워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레킨에 따르면 2006년 1470억달러(약 164조원)였던 세계 PDF 운용자산 규모는 지난해 5950억달러(약 665조원)로 급증했다.

글로벌 대체투자 전문운용사 버르데파트너스의 릭 노엘 파트너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54개였던 스페인 은행 수가 현재는 13개로 줄어드는 등 은행 역할이 축소되는 추세”라며 “비은행 금융회사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2008년 31%였던 대출 시장에서의 은행 비중이 최근 24%로 줄어들었다.

전통적으로 은행 중심 경제인 서유럽 역시 2006년 90%에 달했던 대출시장에서 은행의 비중이 75%로 축소됐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32조달러, 유럽에서는 27조달러 규모의 사모대출 시장이 지난 10년 새 새로 생겨났다는 설명이다. 호주·뉴질랜드에서도 2006년 89%를 차지했던 은행 비중이 77%로 줄어 2750억달러 규모의 사모대출 시장이 열렸다.

글로벌 포트폴리오 구축 필수

PDF 시장으로 글로벌 자금이 모이면서 투자 경쟁이 달아오르는 것은 투자의 걸림돌로 지적됐다. 톰 카 프레킨 실물자산부문 대표는 “최근 PDF 운용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응답자의 31%가 자산 가격이 올라 과거에 비해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찾기가 어려워졌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해결책은 역시 투자 대상 다변화”라고 입을 모았다. 패트릭 스터츠 베이쇼어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PDF 투자자들은 미국과 서유럽에서 벗어나 한국 호주 등 신흥국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글로벌 은행들이 신흥국 대출을 눈에 띄게 줄여가고 있지만 신흥국 은행이 그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스터츠 CIO는 “미국과 서유럽의 선순위 대출 평균 수익률은 연 6~8%에 머물지만 남미 아시아 등 신흥 시장의 수익률은 연 12~14%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심재우 클리어워터캐피탈파트너스 상무는 “아시아 신용 시장에 주목하라”고 주문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아시아 하이일드(고위험·고수익) 채권의 부도율은 2.55%로 미국(3.55%)보다 오히려 낮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 사모대출펀드(PDF)

private debt fund.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은행처럼 기업에 직접 빌려주거나 하이일드(고위험·고수익)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펀드.

유창재/김우섭/나수지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