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영 현대건설기계 사장
올 매출 2조5000억원 무난…국내시장 판매 1위 첫 도전
2023년엔 매출 7조원 달성…건설기계 세계 5위 목표
미니굴삭기에 영업력 집중…OEM으로 글로벌 판매망 확보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사장(55·사진)은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러시아, 베트남, 이란, 몽골 등 9개 신흥국에서 굴삭기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가가 안정되고 경기 회복에 따른 신흥국의 자원 개발이 늘면서 자원채굴용 건설기계 수요도 늘고 있다. 일찌감치 신흥시장을 선점한 현대건설기계도 높은 성장세를 기대하고 있다.
공 사장은 “조만간 러시아에서 광산 채굴용 굴삭기 대규모 수주 소식이 나올 것”이라며 “해외에서 우수한 딜러망을 확보했기 때문에 시장지배력이 더 탄탄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인도 건설기계시장 성장세에 주목했다. “올해 인도 경제상장률은 7%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인도에서 2위 업체인 현대건설기계는 올해 인도 매출 증가율이 60%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시장도 노후장비 교체와 배기가스 규제로 굴삭기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작년 두산, 볼보 등에 밀려 3위에 머물렀지만 올해 처음으로 1위에 도전할 것”이라며 “지난 1월 월별 실적으로 1위에 올랐고 하반기에도 두세 번 정도 월별 실적 1위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건설기계의 수출전략은 경쟁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차별화된다. 두산이 중국시장에서 강한 반면 현대는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우위다. 그는 “중국 내에서는 부실화된 딜러망을 솎아내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며 “중국이나 신흥국 어느 한쪽에 쏠리지 않은 사업 포트폴리오로 향후 경기변동성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기계는 중대형 굴삭기 시장에서는 세계 6위권이다. 하지만 미니굴삭기와 휠로더, 지게차 등을 합친 전체 건설기계업계 순위는 16위권이다. 현대건설기계는 부족한 부분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판매로 돌파해 2023년 세계 5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는 세계적인 도시화로 수요가 커지고 있는 미니굴삭기에 영업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현대건설기계는 최근 이탈리아 피아트그룹의 건설기계 자회사인 CNHi에 미니굴삭기를 OEM 방식으로 납품하기 시작했다. 지게차 부문도 중국 현지 회사 두 곳과 OEM 방식의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공 사장은 “북미와 유럽에 폭넓은 판매망을 구축한 CNHi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니굴삭기 판매가 내년 말에는 현재의 두 배 수준인 연간 9000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건설기계의 올해 매출 목표는 2조500억원, 영업이익률은 6%다. 2021년 5조원(영업이익률 10%), 2023년 7조원으로 세 배가 넘는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단언컨대 올해 목표는 초과 달성할 것”이라며 “품질이 기반되지 않은 성장은 ‘사상누각’일 뿐”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