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 : 트럼프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 : 트럼프 트위터
'트럼프 탄핵'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심리 위축·미국 성장 정책발(發) 모멘텀 약화를 우려하면서도 증시 상승 추세가 쉽사리 꺾이진 않을 것으로 봤다.

18일 오전 10시 56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65% 내린 2278.21을 기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론이 급물살을 타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된 탓이다.

간밤 미국 증시는 2% 가까이 하락하며 공포 장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우려가 커졌던 지난해 9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에 휩싸이면서 취임 넉 달만에 탄핵론이 점화됐다. 러시아에 이슬람국가(IS) 관련 기밀을 유출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최근 해임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에게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 중단을 압박했다는 논란이 커지면서다.

탄핵 가능성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 FBI에 대한 수사중단 요구가 사실일 경우 '사법 방해'에 해당해 탄핵이 불가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의회는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주장을 제기했으며, 일부 여당(공화당) 의원 마저 탄핵론에 가세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사건들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친 성장정책 추진이 지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정치 불확실성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그러나 정치적 마찰음이 계속되고 신뢰가 회복되지 못하면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 등에 대한 정책 기대감은 후퇴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발 정치 불확실성이 증시의 변동성을 확대하겠지만 상승 추세를 꺾진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시장의 추세를 변화시킨 경우는 많지 않았다"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왔던 국내 증시가 하락 추세로 전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엔 '매수'하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탄핵 이슈는 급격히 낮아져있던 미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증폭시킬 것"이라며 "국내 증시는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겠지만 이를 매수 기회롤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스피 상승 랠리의 원동력은 신흥국 유동성 공급, 상장기업의 실적 개선"이라며 "트럼프 탄핵 관련 노이즈가 국내 증시의 유동성, 실적 모멘텀의 추세를 훼손시키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