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연말까지 1000만대 이상의 스마트폰에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 플랫폼인 ‘데이드림’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8은 물론 LG전자가 금명간 선보일 스마트폰 후속작으로도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79달러짜리 전용 헤드셋을 결합하면 내 스마트폰이 VR 기기로 바뀐다.

클레이 베이버 구글 VR담당 부사장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어라인엠피시어터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회의(I/O) 둘째날 기조 연설에서 “누구나 손쉽게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왔다”며 “보고 듣고 노는 방식이 전부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VR 생태계를 확산시키기 위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연결하지 않아도 작동할 수 있는 독립형 헤드셋을 올해 선보일 예정이다. VR 장비를 스마트폰에 연동하는 기기와 독립형 기기로 나눠 관리하겠다는 의미다. 콘텐츠도 화려해졌다. VR 공간에서 크롬 브라우저를 통해 웹서핑하거나 VR 콘텐츠를 캡처한 뒤 메신저 프로그램을 통해 지인에게 전송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VR 전용 앱도 150여개로 확대됐다.

독립형 VR엔 헤드셋엔 ‘월드센스(World Sense)’라는 신기술이 들어간다. 외부에 별도 센서를 설치하지 않아도 공간 형태와 모양 깊이 등을 추적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시야에 가상 이미지를 겹쳐 보여주는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 플랫폼 ‘탱고’에도 함께 적용됐다.

구글은 기존에 발표한 AR 플랫폼인 탱고의 사용처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현재 탱고는 일선 학교에서 교육용으로 많이 활용된다. 허공에 휴대폰 화면을 들이대면 교실 한가운데서 인체 내부나 화산폭발과 같은 장면이 나타난다.

앞으로 기대되는 분야는 쇼핑이다. 거실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면 빈 공간에 들어갈 만한 가상의 탁자들을 보여주는 등 실용적인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새 가구가 집과 어울리는지 미리 확인해볼 수 있다. ‘구매’ 버튼을 누르면 가상이 아닌 실제 탁자가 집까지 배송된다.

마운틴뷰=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