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좀약, 효과 빠르다고 좋은게 아니에요
날씨가 더워지면서 약국에서 무좀약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무좀은 피부사상균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피부사상균은 모발, 손발톱, 피부 각질을 영양분으로 기생하는 진균인데요.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수영장이나 목욕탕에서 전염되기 쉽습니다. 문제는 걸리기는 쉬운데 완전히 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겁니다.

무좀약, 효과 빠르다고 좋은게 아니에요
전문가들은 효과가 빨리 나타난다고 해서 좋은 약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다 나은 줄 알고 치료를 중단하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서입니다.

무좀 원인균을 제거하는 국소용 항진균제는 크게 이미다졸계와 알릴아민계로 나뉩니다. 이미다졸계 단일제로는 클로트리마졸이 함유된 카네스텐크림(바이엘코리아)이 대표적입니다. 케토코나졸 성분의 니조랄크림(한국얀센), 에코나졸이 들어간 에세리움크림(현대약품)도 같은 계열입니다. 복합제로는 클로트리마졸에 리도카인과 멘톨이 함유된 피엠졸큐액(경남제약)이 있습니다.

알릴아민계 성분으로는 가장 최근 개발된 테르비나핀이 있습니다. 라미실크림(GSK)이 대표적이죠. 한 번만 발라도 되는 라미실원스도 있습니다. 바른 뒤 2분 내 투명하고 매끈한 막을 형성하고 테르비나핀 성분이 13일간 각질층에 머무르면서 진균 증식을 억제하는 건데요. 효과를 보려면 환부를 씻고 완전 건조시킨 다음 양발 전체에 꼼꼼히 발라야 하고 24시간 동안 물이 닿아선 안 됩니다. 매일 약을 바르는 번거로움이 없지만 가격이 비싼 게 흠입니다.

임상시험에서는 클로트리마졸보다 테르비나핀이 더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있습니다. 다만 클로트리마졸이 임신부나 영유아가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반면 테르비나핀은 15세 미만 소아뿐만 아니라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 임부, 수유부는 사용해선 안 됩니다.

세균 감염으로 염증이 동반된 무좀에는 나프티핀 성분이 효과적입니다. 일동제약의 엑소데릴크림(사진)이 있습니다. 각질층이 두껍게 형성되는 각화형 무좀에는 설포살리실산염이 들어간 치료제를 고르는 게 좋습니다. 각질층을 용해해 약물이 효과적으로 침투하도록 해줍니다. 한 가지 성분의 치료제가 효과가 없었다면 다른 성분의 제품으로 바꿔보는 것을 권장합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