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가운데)이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 뒤 개헌 등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가운데)이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 뒤 개헌 등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개헌 추진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정치권 내 개헌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그러나 여야 모두 개헌에 적극적이지만 개헌 절차와 방식에 대한 견해차가 커 실제 개헌이 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개헌과 관련해 2022년 대선부터 4년 중임제를 적용하고,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시행하겠다고 공약했다.

우선 국회에서 개헌안이 통과되려면 국회의원 200명 이상(의결 정족수인 3분의 2)이 찬성해야 한다. 20대 국회 개헌 추진 모임에 속한 여야 의원이 193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개헌선 확보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여야가 개헌 단일안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여부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대선 기간 권력구조에 대해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를 도입, 국회의 과반 의결로 국무총리를 선출해 내치를 담당하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한 헌법 개정안 단일안에 큰 틀에서 합의했다. 그러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권한축소형 대통령제와 이원집정부제를 선호했고, 문 대통령은 분권 형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논의 주체에 대해서도 생각이 다르다. 야권은 국회 중심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국민 참여 개헌논의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여야 5당 원내대표와의 오찬 회동에서도 “국회에서 합의가 안 되면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는 만큼 개헌해야 한다”며 “정치인만이 아니라 국민이 참여하는 논의 결과까지도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도 “현실적으로 대통령이 개헌안을 내는 게 (개헌 추진에)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시간도 만만찮다. 내년 6월 국민투표를 위해선 당장 논의를 시작해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단일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정권 초기 국정 운영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상황에서 ‘개헌 블랙홀’에 빠질 우려가 있어 개헌 논의에 동력이 실릴지는 미지수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