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 기조 뚜렷한데…" 딜레마 빠진 한은
시장 관심은 박스권 흐름을 보이고 있는 금리 향방에 쏠려 있다.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금리가 당분간 하락(채권가격 상승)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오름세를 탈 것이란 전망이 많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12%포인트 하락한 연 1.671%로 장을 마쳤다. 10년과 30년 만기 국고채 역시 각각 0.01%포인트, 0.009%포인트 떨어진 연 2.238%, 연 2.401%로 마감했다.

올 들어 상승세를 보이던 금리는 최근 대외 변수에 따라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면서 채권형 펀드에 돈이 몰리고 있다”며 “외국인도 국채 선물을 사들이고 있어 단기 수급 측면에선 금리 하락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본격화된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국내 경기 회복세를 감안할 때 상승 압력이 거세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내년을 기점으로 국내 통화정책이 긴축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게 시장 참여자들의 전망이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조정에 대한 신호가 나올지도 관심이다. ‘확장적 재정정책’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가 공식 출범한 뒤 열리는 첫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다. 2014년 이주열 한은 총재(사진) 취임 후 다섯 차례에 걸친 인하 조치로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25%까지 내려왔다.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째 동결 상태다.

국내 경기 회복 조짐으로 미국과 금리 차가 좁혀졌다는 것은 인상 요인이지만 당장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가계 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과 한계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어서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 연간 가계 이자 부담은 2조3000억원 늘어난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