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최초 의료관광호텔 결국 좌초
서울 첫 의료관광호텔 개발 사업이 좌초됐다.

21일 용산구청에 따르면 의료관광호텔로 개발될 예정이던 ‘국제빌딩주변 제5구역’(한강로2가 210의 1 일대) 자리에 주상복합이 들어선다. 이를 위해 국제빌딩 제5구역조합은 ‘정비구역 변경지정’ 절차를 밟고 있다. 의료관광호텔을 주상복합으로 바꾸는 내용이다.

국제빌딩 제5구역은 2006년 4월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2008년 금융위기로 애초 추진하던 업무시설 개발사업이 진척되지 않자 조합은 의료관광객용 숙박시설을 짓기로 했다. 정부가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용적률 인센티브 등 다양한 지원책을 내놨기 때문이다.

국제빌딩 제5구역조합은 의료관광호텔 건립 및 운영과 관련해 제주한라병원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015년 5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도 통과했다. 용적률 1160%를 적용해 34층 높이 의료관광호텔을 짓는 내용이다. 성형외과 등 여덟 개 진료과목을 갖춘 의료시설 20% 이상, 객실 비율 50% 이상(387실) 등으로 계획을 잡았다.

하지만 의료관광 바람이 시들해지면서 사업은 또다시 지체됐다. 조합 관계자는 “의료관광 열기가 식으면서 사업성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병원 등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자 조합은 지난해 7월 시공사 선정을 통해 다시 한번 모멘텀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입찰에 나서는 건설사가 없었고 지난해 말 의료관광시설에 적용되는 용적률 인센티브 시한마저 끝났다.

조합은 지난해 말 의료관광호텔 건립계획을 백지화하고 정비사업을 원점부터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아파트 132가구를 포함해 주거·업무·근린생활시설 등을 갖춘 복합시설을 짓는 계획안을 마련했다. 용적률은 800%를 적용했다. 다음달 11일까지 공람공고를 마무리하고 구의회 의견 청취 등을 거쳐 서울시 도시계획위 심의를 받을 예정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