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건설 자회사, 부동산 호황 업고 효자로
한화건설 포스코건설 등 해외사업 손실로 모기업으로부터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건설 자회사들이 부동산경기 호조 속에 효자로 거듭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주)한화가 지분 93.75%를 보유한 한화건설은 올해 1분기 61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66%나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1270억원)의 절반에 가깝다.

한화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서 수주한 대규모 화력발전소 공사에서 손실이 발생하면서 2015년 2826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내며 그룹 실적에 타격을 입혔다. 이 때문에 (주)한화는 지난해 한화건설에 2000억원 규모의 한화생명 주식을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지원을 해야 했다.

국내 아파트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한화건설 실적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이 회사가 지난해 분양한 ‘꿈에그린’ 아파트 5500여 가구는 대부분 ‘완판’(완전판매)됐다. 부산에서 올해 처음 공급한 아파트는 청약 경쟁률이 200 대 1을 웃돌았다. 여기에 사업비가 12조원에 달하는 이라크 비스마야신도시 건설 사업도 이라크 정부가 공사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고 있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포스코가 지분 52.8%를 가진 포스코건설도 1분기 137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이 회사는 브라질 CSP제철소 사업 등에서 손실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2분기 이후 세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업계에서는 부산 해운대 엘시티 프로젝트(공사비 1조5000억원)와 서울 여의도 파크원(1조2000억원) 등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은 굵직한 대형 공사가 본격화되는 만큼 실적 향상 속도가 가팔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SK가스 자회사(지분 30.97%)인 부동산 개발업체 SK디앤디도 1분기 지식산업센터 분양 등에 힘입어 13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가스의 본업인 액화석유가스(LPG) 판매에서 나온 영업이익(189억원)의 70%를 웃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지주사인 금호홀딩스가 최대주주(지분 46.14%)인 금호산업도 1분기 3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건설업계에선 신규 수주 및 착공 현장이 늘어나는 2분기부터 실적 상승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