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3년내 1만원' 여당도 문제 제기…"매년 15% 인상 쉽지 않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최저임금 1만원' 논란
선대위 일자리위 "2020년→임기내 달성으로 목표 수정해야"
올해 최저임금 6470원
최근 5년간 연 6~8%↑…연 10%도 어려운 게 현실
자영업 월 평균 187만원 버는데
최저임금 1만원이면 월 206만원…자영업 포기 늘 수도
문재인 정부 아직은 고수 의지
내년 최저임금 얼마로 할지 공약 이행 첫 시험대 될 듯
선대위 일자리위 "2020년→임기내 달성으로 목표 수정해야"
올해 최저임금 6470원
최근 5년간 연 6~8%↑…연 10%도 어려운 게 현실
자영업 월 평균 187만원 버는데
최저임금 1만원이면 월 206만원…자영업 포기 늘 수도
문재인 정부 아직은 고수 의지
내년 최저임금 얼마로 할지 공약 이행 첫 시험대 될 듯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이 여권 내에서조차 논란이 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에 ‘시간당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공약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일자리위원회는 선거 당일인 지난 9일 작성한 보고서에서 공약 수정 필요성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선대위 일자리위는 첫 페이지에 ‘대외주의’라고 표시한 보고서에서 “기존 당론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이라며 “(이렇게 하려면 최저임금을) 연평균 15% 이상 인상해야 하므로 임기 중 실현으로 목표 수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자영업자 월평균 영업이익은 187만원에 불과(2013년 기준)하다”며 “자영업 영업이익이 최저임금보다 높아야 소득주도 성장 효과가 극대화된다. 최저임금 인상과 자영업 소득 향상 대책을 연계한 경제정책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약 지키려면 매년 15%이상 올려야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6470원이다. 이를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올리려면 2018~2020년 연평균 15.7%가량씩 인상해야 한다. 반면 최근 5년간(2013~2017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연 6.1~8.1%에 그쳤다.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속도를 내더라도 현실적으로 연 10%를 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선대위 일자리위가 공약 수정을 제안한 배경이다.
게다가 자영업 대책 없는 최저임금 인상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게 민주당 선대위 판단이다. 시간당 최저임금 1만원은 주 40시간 근무 기준으로 월 209만원에 해당한다. 자영업 월평균 영업이익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렇게 되면 영세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폐업이 속출하면서 오히려 일자리가 감소할 수 있다. 이는 결국 소득 감소와 내수·경제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민주당 선대위는 최저임금 1만원 인상과 함께 자영업 소득 향상 대책을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자영업의 월평균 영업이익을 220만원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이 보고서를 작성한 선대위 일자리위 구성 멤버들이다. 김진표 민주당 의원, 홍영표 민주당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장), 김동만 전 한국노총 위원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이 중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할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에 올랐다. 국정기획자문위가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우선과제와 로드맵을 짜면서 최저임금 공약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공약 고수하겠다지만…
다만 문재인 정부는 아직까지 공약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선대위 일자리위원회 보고서는 문 대통령 측에 보고되지 않았다”며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는 공약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하승창 청와대 사회혁신수석도 지난 19일 민주노총, 환경운동연합 등 노동·시민단체와 만난 자리에서 ‘최저임금 공약은 수정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 정부 출범 초기부터 공약을 뒤집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공약대로 최저임금을 올릴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장 피해를 보는 계층이 영세 자영업자이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 최저임금을 얼마나 인상할지가 공약 이행의 첫 시험대다. 최저임금 인상률은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대표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가 매년 6월29일까지 심의·의결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이 8월5일까지 고시해야 한다. 새 최저임금은 이듬해 1월1일부터 1년간 적용된다.
그동안 노동계는 최저임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고 요구한 반면 사용자 측은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대폭 인상에 반대해 왔다.
■ 최저임금
정부가 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위해 법으로 정한 최저 수준의 임금. 근로자 1인 이상인 모든 사업장에 적용된다. 최저임금 인상률은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가 매년 6월29일까지 의결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이 8월5일까지 고시해야 한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선대위 일자리위는 첫 페이지에 ‘대외주의’라고 표시한 보고서에서 “기존 당론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이라며 “(이렇게 하려면 최저임금을) 연평균 15% 이상 인상해야 하므로 임기 중 실현으로 목표 수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자영업자 월평균 영업이익은 187만원에 불과(2013년 기준)하다”며 “자영업 영업이익이 최저임금보다 높아야 소득주도 성장 효과가 극대화된다. 최저임금 인상과 자영업 소득 향상 대책을 연계한 경제정책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약 지키려면 매년 15%이상 올려야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6470원이다. 이를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올리려면 2018~2020년 연평균 15.7%가량씩 인상해야 한다. 반면 최근 5년간(2013~2017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연 6.1~8.1%에 그쳤다.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속도를 내더라도 현실적으로 연 10%를 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선대위 일자리위가 공약 수정을 제안한 배경이다.
게다가 자영업 대책 없는 최저임금 인상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게 민주당 선대위 판단이다. 시간당 최저임금 1만원은 주 40시간 근무 기준으로 월 209만원에 해당한다. 자영업 월평균 영업이익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렇게 되면 영세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폐업이 속출하면서 오히려 일자리가 감소할 수 있다. 이는 결국 소득 감소와 내수·경제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민주당 선대위는 최저임금 1만원 인상과 함께 자영업 소득 향상 대책을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자영업의 월평균 영업이익을 220만원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이 보고서를 작성한 선대위 일자리위 구성 멤버들이다. 김진표 민주당 의원, 홍영표 민주당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장), 김동만 전 한국노총 위원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이 중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할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에 올랐다. 국정기획자문위가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우선과제와 로드맵을 짜면서 최저임금 공약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공약 고수하겠다지만…
다만 문재인 정부는 아직까지 공약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선대위 일자리위원회 보고서는 문 대통령 측에 보고되지 않았다”며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는 공약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하승창 청와대 사회혁신수석도 지난 19일 민주노총, 환경운동연합 등 노동·시민단체와 만난 자리에서 ‘최저임금 공약은 수정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 정부 출범 초기부터 공약을 뒤집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공약대로 최저임금을 올릴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장 피해를 보는 계층이 영세 자영업자이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 최저임금을 얼마나 인상할지가 공약 이행의 첫 시험대다. 최저임금 인상률은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대표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가 매년 6월29일까지 심의·의결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이 8월5일까지 고시해야 한다. 새 최저임금은 이듬해 1월1일부터 1년간 적용된다.
그동안 노동계는 최저임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고 요구한 반면 사용자 측은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대폭 인상에 반대해 왔다.
■ 최저임금
정부가 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위해 법으로 정한 최저 수준의 임금. 근로자 1인 이상인 모든 사업장에 적용된다. 최저임금 인상률은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가 매년 6월29일까지 의결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이 8월5일까지 고시해야 한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