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이어 장하성…문재인 정부 선명한 '재벌개혁'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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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인사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삼고초려 끝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경제 멘토였던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64)를 초대 청와대 정책실장에 임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춘추관에서 직접 인선 결과를 발표하면서 장 실장에 대해 “과거 재벌·대기업 중심의 경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사람, 중소기업 중심으로 경제·사회정책을 변화시켜 경제민주화와 소득 주도 성장, 국민성장을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이어 “경제·사회적 양극화 해소를 이뤄 국민 모두가 더불어 성장하는 나라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책 방향 설정하고 부처 간 조율”
장 실장은 학계와 시민사회에서 경제력 집중 완화와 기업구조 개선 운동에 앞장서온 인물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와 함께 소액주주 운동을 한국에 뿌리내리는 데 기여했다. 2006년에는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인 일명 ‘장하성 펀드’를 만들고,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기업 가치 향상을 목표로 하는 행동주의 투자자로 활동했다.
그가 정책실장을 맡으면서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경제민주화와 양극화 해소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책실장은 청와대에서 일자리수석·경제수석·사회수석 등 3명의 수석비서관과 통상비서관, 정책기획비서관을 관장한다. 또 수석급인 경제보좌관, 과학기술보좌관도 산하에 두면서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장 실장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역할과 관련해 “대통령과 정부의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부처 간 조율을 하는 전반적인 코디네이터(조정자)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득불평등 해소해야”
장 실장은 평소 “한국 사회 불평등의 핵심은 임금 격차”라며 소득 불평등 문제를 제기해왔다. 이는 문 대통령의 경제정책 ‘제이(J)노믹스’에서 강조하고 있는 ‘소득 주도 성장’과 맥을 같이한다. 장 실장은 이날 “외환위기 이후 한국 경제는 성장했지만 가계 소득은 늘어나지 않았다”며 “성장은 소비와 투자를 합친 것인데 한국은 성장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제일 낮다”고 지적했다.
일자리 창출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국민이 함께 더 잘사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자리가 필요하다”며 “소득 향상으로 국내 수요가 창출돼 투자가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는 것이 불평등을 해소하는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설명했다. 내수시장이 작은 한국에서 소득 주도 성장은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소비 비중이 낮은 나라에 속한다”며 “오히려 잠재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재벌 개혁의 방향을 묻는 질문에는 “재벌을 두들겨 패면서 재벌 개혁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는 변함없다”면서도 “새로운 성공 기업이 탄생하고 중소기업의 성공신화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기업 생태계의 균형을 잡아가야 한다”고 했다. 장 실장은 “고소득자는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법인세 실효세율도 대기업일수록 낮다”며 증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文의 삼고초려 끝에 수락
문 대통령과 장 실장이 인연을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2012년 제18대 대선을 준비할 때부터 장 실장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장 실장은 당시 안철수 후보 캠프에서 국민정책본부장을 맡으면서 문 대통령과 대척점에 섰다. 지난해에는 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제안했지만 고사했다. 엊그제 문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았다고 밝힌 장 실장은 “정부가 변화를 일으키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 일하겠다는 확신이 들어 문 대통령의 요청에 마음이 흔들렸다”고 했다.
장 실장의 친누나는 노무현 정부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장하진 씨다. 장 실장과 함께 개혁적 경제학자로 꼽히는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부 교수와는 사촌 사이다.
■ 장하성 실장은
△1953년 광주광역시 출생 △경기고,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 경영학 박사 △미국 휴스턴대 재무학과 교수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한국재무학회 회장 △고려대 경영대학원 원장 △고려대 경영대학원 교수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문 대통령은 이날 춘추관에서 직접 인선 결과를 발표하면서 장 실장에 대해 “과거 재벌·대기업 중심의 경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사람, 중소기업 중심으로 경제·사회정책을 변화시켜 경제민주화와 소득 주도 성장, 국민성장을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이어 “경제·사회적 양극화 해소를 이뤄 국민 모두가 더불어 성장하는 나라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책 방향 설정하고 부처 간 조율”
장 실장은 학계와 시민사회에서 경제력 집중 완화와 기업구조 개선 운동에 앞장서온 인물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와 함께 소액주주 운동을 한국에 뿌리내리는 데 기여했다. 2006년에는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인 일명 ‘장하성 펀드’를 만들고,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기업 가치 향상을 목표로 하는 행동주의 투자자로 활동했다.
그가 정책실장을 맡으면서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경제민주화와 양극화 해소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책실장은 청와대에서 일자리수석·경제수석·사회수석 등 3명의 수석비서관과 통상비서관, 정책기획비서관을 관장한다. 또 수석급인 경제보좌관, 과학기술보좌관도 산하에 두면서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장 실장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역할과 관련해 “대통령과 정부의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부처 간 조율을 하는 전반적인 코디네이터(조정자)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득불평등 해소해야”
장 실장은 평소 “한국 사회 불평등의 핵심은 임금 격차”라며 소득 불평등 문제를 제기해왔다. 이는 문 대통령의 경제정책 ‘제이(J)노믹스’에서 강조하고 있는 ‘소득 주도 성장’과 맥을 같이한다. 장 실장은 이날 “외환위기 이후 한국 경제는 성장했지만 가계 소득은 늘어나지 않았다”며 “성장은 소비와 투자를 합친 것인데 한국은 성장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제일 낮다”고 지적했다.
일자리 창출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국민이 함께 더 잘사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자리가 필요하다”며 “소득 향상으로 국내 수요가 창출돼 투자가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는 것이 불평등을 해소하는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설명했다. 내수시장이 작은 한국에서 소득 주도 성장은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소비 비중이 낮은 나라에 속한다”며 “오히려 잠재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재벌 개혁의 방향을 묻는 질문에는 “재벌을 두들겨 패면서 재벌 개혁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는 변함없다”면서도 “새로운 성공 기업이 탄생하고 중소기업의 성공신화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기업 생태계의 균형을 잡아가야 한다”고 했다. 장 실장은 “고소득자는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법인세 실효세율도 대기업일수록 낮다”며 증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文의 삼고초려 끝에 수락
문 대통령과 장 실장이 인연을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2012년 제18대 대선을 준비할 때부터 장 실장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장 실장은 당시 안철수 후보 캠프에서 국민정책본부장을 맡으면서 문 대통령과 대척점에 섰다. 지난해에는 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제안했지만 고사했다. 엊그제 문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았다고 밝힌 장 실장은 “정부가 변화를 일으키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 일하겠다는 확신이 들어 문 대통령의 요청에 마음이 흔들렸다”고 했다.
장 실장의 친누나는 노무현 정부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장하진 씨다. 장 실장과 함께 개혁적 경제학자로 꼽히는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부 교수와는 사촌 사이다.
■ 장하성 실장은
△1953년 광주광역시 출생 △경기고,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 경영학 박사 △미국 휴스턴대 재무학과 교수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한국재무학회 회장 △고려대 경영대학원 원장 △고려대 경영대학원 교수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