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봐가며 OLED로 전환키로
OLED TV 대량생산 땐 가격↓…LG전자 프리미엄 전략도 고려

◆일단 LCD로 가지만…
전자업계 관계자는 21일 “LG디스플레이가 P10의 초기 생산 제품을 75인치 LCD TV용 패널로 결정하고 10.5세대 LCD에 필요한 유리기판을 공급받기 위해 NEG와 PEG 등 관련 업체들과 접촉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P10에 10.5세대 LCD 생산라인을 까는 데는 8조원이 드는 반면 OLED는 10조원을 써야 한다. 그럼에도 OLED는 시장이 완전히 성숙되지 않았다는 게 LG 측 판단이다. 실제 지난 1분기를 기준으로 LG디스플레이의 LCD 패널 수요충족률(수요 대비 공급량)은 80%인 데 반해 OLED 패널은 103%로 생산된 물량을 완전히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패널 구입 고객인 TV 제조사들과의 보수적인 의견도 무시 못할 변수로 작용했다. LG전자와 소니 등은 LCD TV보다 1.5~2배 정도 비싼 프리미엄 제품으로 OLED TV를 판매하고 있다. OLED TV가 세계 TV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정도에 불과한데 10.5세대 OLED패널을 만들면 이 비중은 최대 15%까지 늘어난다. 세계 TV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OLED TV 출시를 미루는 상황에서 시장에서는 OLED TV의 확장성을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언제든 OLED로 전환
중국 업체들이 10.5세대 LCD 라인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점도 고려됐다. LCD산업은 세대를 구분짓는 유리기판 크기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좌우된다. LG디스플레이가 보유한 8.5세대 라인에서 나오는 마더글라스(패널 원판) 한 장으로는 75인치 TV용 패널 2장을 만들 수 있지만 10.5세대에선 6장을 뽑아낼 수 있다. 그만큼 TV패널 하나당 생산원가는 떨어진다. BOE는 늦어도 내년 초에는 10.5세대 LCD 패널을 양산할 예정이며, CSOT도 2019년부터 11세대 LCD 공장을 본격 가동한다. 지금 패널 크기를 키우지 않으면 2019년부터는 LCD 시장에서 궁지에 몰릴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전환 가능성을 고려해 10.5세대 LCD 생산라인은 처음부터 ‘하이브리드형’으로 만들기로 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설비를 전환해 OLED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LCD라인을 OLED로 전환하며 라인 전환 노하우도 계속 축적하고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