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일자리위원회가 성공하려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시장 읽고 변화 좇는 기업가
그들이 일자리 만드는 주인공
규제 혁파하고 노동시장 개혁
기업가가 뛸 수 있도록 해야"
김영용 < 전남대 명예교수 yykim@chonnam.ac.kr >
그들이 일자리 만드는 주인공
규제 혁파하고 노동시장 개혁
기업가가 뛸 수 있도록 해야"
김영용 < 전남대 명예교수 yykim@chonnam.ac.kr >
지난 10일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제1호 업무로 지시했다. 이어서 문 대통령은 12일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해 1만 명의 간접 고용 근로자를 연내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0)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10조원의 추경 예산 편성도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일자리가 생기고 없어지는 경제의 모습은 그렇게 쉽게 만지작거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자리는 남에게 뭔가 쓸모 있는 것을 만들어 주면 그 대가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개인이나 집단이 이를 생산하기 위해 근로자를 고용할 때 만들어진다. 뭔가 쓸모 있는 것이란 그것이 사람들에게 양(陽)의 가치를 준다는 말이다. 결국 일자리도 사람들의 가치에 종속된다. 그러므로 일자리는 사람들의 가치를 잘 좇아가는 개인이나 집단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다. 문제는 누가 그것을 잘 알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일자리위원회 위원들이나 관련 인사들이 그런 가치 체계를 잘 알 수 있을까? 그것을 알아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필자는 이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반면에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자본가·기업가들이다. 이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통찰력으로 소비자들의 가치와 그 변화를 좇아가는 기능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시장경제에서 ‘이윤과 손실’이라는 보상과 처벌 체계다. 사람들의 가치 체계가 어떠하며 또 그것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잘 예측하는 기업은 이윤을 남기지만 실패하는 기업은 손해를 본다. 손실을 견딜 수 없는 기업은 퇴출된다.
조그마한 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했다는 것은 그 기업이 소비자들의 가치 체계를 잘 예측해 그들을 만족시켰다는 사실 이외의 다른 것이 아니다. 기업이 커지는 과정에서 일자리도 생긴다. 사람들의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요구하는 물건의 질적 수준도 높아져 그에 걸맞은 일자리도 새로 생긴다. 일자리는 그렇게 늘어나고 질적 수준도 높아지며, 아울러 근로자들의 생활수준도 향상된다.
한국 기업, 특히 재벌의 성장을 두고 이런저런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정권이 바뀌면서 재벌이 다시 개혁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이 왜 어떻게 개혁돼야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흔히 문제 삼는 것이 경제력 집중인데, 그것이 왜 한국 경제에 문제가 되는지에 대한 명쾌한 설명은 없다. 재벌 총수가 적은 지분으로 많은 기업을 지배한다는 것을 문제 삼는다면, 이는 설득력 있는 논변이 아니라 시기와 질투의 감정일 뿐이다. 놓치지 않아야 할 점은 재벌의 성장은 국내외 소비자들의 가치를 충실하게 떠받든 자본가·기업가들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는 점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도 노동시장의 근본적 개혁 없이는 가능하지 않다. 강성 노조 등 경직된 노동시장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변화를 꾀하려면 이전보다 훨씬 더 풍부하고 예리한 지력이 동원돼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알 수 없다.
양질의 항구적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이윤과 손실이라는 유인 체계에 따라 소비자들의 가치를 추종하는 자본가·기업가들의 자유로운 활동이 보장돼야 한다. 생사를 결정하는 것만큼 사람들을 열심히 잘하도록 독려하는 것은 없다.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고용 증가가 일시적으로 정체될 수 있지만, 그에 대응해 일자리를 재편하는 일도 그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재벌 개혁을 외치고 다른 한편으로는 재벌 총수를 비롯한 자본가·기업가들의 손발을 묶으면서 일자리를 늘린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결국 일자리위원회가 해야 할 일은 자본가·기업가들에 의해 일자리가 만들어지도록 환경을 정비하는 것이다. 경제민주화 입법 철회와 노동시장 유연화, 규제 혁파 등이 그것이다. 정책 당국자들의 이해 부족과 진중하지 못함은 나라를 어지럽히고 눈에 잘 띄지 않는 적폐의 출발점이 된다.
김영용 < 전남대 명예교수 yykim@chonnam.ac.kr >
일자리는 남에게 뭔가 쓸모 있는 것을 만들어 주면 그 대가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개인이나 집단이 이를 생산하기 위해 근로자를 고용할 때 만들어진다. 뭔가 쓸모 있는 것이란 그것이 사람들에게 양(陽)의 가치를 준다는 말이다. 결국 일자리도 사람들의 가치에 종속된다. 그러므로 일자리는 사람들의 가치를 잘 좇아가는 개인이나 집단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다. 문제는 누가 그것을 잘 알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일자리위원회 위원들이나 관련 인사들이 그런 가치 체계를 잘 알 수 있을까? 그것을 알아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필자는 이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반면에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자본가·기업가들이다. 이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통찰력으로 소비자들의 가치와 그 변화를 좇아가는 기능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시장경제에서 ‘이윤과 손실’이라는 보상과 처벌 체계다. 사람들의 가치 체계가 어떠하며 또 그것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잘 예측하는 기업은 이윤을 남기지만 실패하는 기업은 손해를 본다. 손실을 견딜 수 없는 기업은 퇴출된다.
조그마한 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했다는 것은 그 기업이 소비자들의 가치 체계를 잘 예측해 그들을 만족시켰다는 사실 이외의 다른 것이 아니다. 기업이 커지는 과정에서 일자리도 생긴다. 사람들의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요구하는 물건의 질적 수준도 높아져 그에 걸맞은 일자리도 새로 생긴다. 일자리는 그렇게 늘어나고 질적 수준도 높아지며, 아울러 근로자들의 생활수준도 향상된다.
한국 기업, 특히 재벌의 성장을 두고 이런저런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정권이 바뀌면서 재벌이 다시 개혁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이 왜 어떻게 개혁돼야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흔히 문제 삼는 것이 경제력 집중인데, 그것이 왜 한국 경제에 문제가 되는지에 대한 명쾌한 설명은 없다. 재벌 총수가 적은 지분으로 많은 기업을 지배한다는 것을 문제 삼는다면, 이는 설득력 있는 논변이 아니라 시기와 질투의 감정일 뿐이다. 놓치지 않아야 할 점은 재벌의 성장은 국내외 소비자들의 가치를 충실하게 떠받든 자본가·기업가들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는 점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도 노동시장의 근본적 개혁 없이는 가능하지 않다. 강성 노조 등 경직된 노동시장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변화를 꾀하려면 이전보다 훨씬 더 풍부하고 예리한 지력이 동원돼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알 수 없다.
양질의 항구적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이윤과 손실이라는 유인 체계에 따라 소비자들의 가치를 추종하는 자본가·기업가들의 자유로운 활동이 보장돼야 한다. 생사를 결정하는 것만큼 사람들을 열심히 잘하도록 독려하는 것은 없다.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고용 증가가 일시적으로 정체될 수 있지만, 그에 대응해 일자리를 재편하는 일도 그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재벌 개혁을 외치고 다른 한편으로는 재벌 총수를 비롯한 자본가·기업가들의 손발을 묶으면서 일자리를 늘린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결국 일자리위원회가 해야 할 일은 자본가·기업가들에 의해 일자리가 만들어지도록 환경을 정비하는 것이다. 경제민주화 입법 철회와 노동시장 유연화, 규제 혁파 등이 그것이다. 정책 당국자들의 이해 부족과 진중하지 못함은 나라를 어지럽히고 눈에 잘 띄지 않는 적폐의 출발점이 된다.
김영용 < 전남대 명예교수 yykim@chonnam.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