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4대강 감사'…문재인 대통령, MB 겨누나
문재인 대통령(얼굴)이 22일 이명박(MB) 정부의 대표적 국책사업이었던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책감사를 지시했다. 정책 결정 및 집행과정 감사여서 MB정부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로 번질 가능성이 있어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하절기를 앞두고 녹조 발생 우려가 심한 4대강의 6개 보부터 상시 개방하고 4대강 사업의 정책 결정 및 집행과정 정책감사를 시행하라”고 지시했다고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이 밝혔다. 4대강에 있는 16개 보 가운데 고령보 달성보 창녕보 함안보(이상 낙동강) 공주보(금강) 죽산보(영산강) 등 6개 보는 다음달 1일부터 취수와 농업용수 이용 등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까지 수문이 개방된다. 문 대통령은 또 국토교통부 수자원국을 환경부로 이관해 물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4대강 사업 정책감사를 하고 그 결과를 백서로 발간한다. 김 수석은 “명백한 위법·불법 행위가 발견되면 그에 상응하는 후속 조치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해 관련자 사법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전 정부가 왜 조급하게 졸속으로 대규모 국책사업을 시행했는가 하는 점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업무 지시 형태로 일부 4대강 보의 상시 개방과 정책감사를 지시했지만 단순히 행정적인 지시를 넘어 이전 정부에 대한 ‘적폐 청산’ 신호탄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책감사에서 비리 개입 여부를 규명하겠다고 밝혀 사정의 칼끝이 4대강 정책 입안자는 물론 이 전 대통령에게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