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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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주(株)가 연중 최고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올해 여객 및 화물 수요 호황과 함께 투자심리가 꾸준히 개선된 덕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업황이 양호해 단계적으로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24일 오후 2시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한항공은 전날보다 1200원(3.60%) 오른 3만45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연이틀 상승한 주가는 장중 3만475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대한항공은 20% 이상(23일 기준·21.93%) 뛰었다.

지주사 한진칼도 장중 2만2700원(3.18%)까지 뛰어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아시아나항공도 연중 최고 수준(4970원·1.95%)으로 올랐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 역시 장중 3만4900원까지 뛰어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5월 황금 연휴를 거치며 해외 여행객이 급증, 국제선 여객 노선이 호황을 맞은 점을 투자심리 개선 요인으로 꼽았다. 화물운송도 글로벌 정보기술(IT) 산업 경기 호황으로 호조를 나타내 실적 개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4월 인천공항의 국제선 운항횟수, 여객수송, 화물운송은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 국제선 운항횟수는 전년 동월 대비 5.1% 증가한 2만7771회로 집계됐다. 여객과 화물은 각각 7.2%, 9.7% 늘어난 471만5390명, 24만6269t을 달성했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여객 및 화물 수요가 예상보다 양호한 추이를 이어가 항공주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며 "투심 개선 요인이 유사한 여행주에 비하면 항공주의 주가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근 항공주의 상승은 주도주와의 갭 메우기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주가 경기민감주의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증시 상승과 함께 투자심리가 개선된 부분이 있다"며 "항공 수요와 관련해서는 큰 우려 요인이 없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이 반등하는 구조인 만큼 주가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LCC 동맹인 '밸류 얼라이언스' 가입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현지 여행사와의 협력을 통한 동남아 수요 발굴이 기대되고 경쟁 심화 우려를 완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조 연구원은 "수년간 이어진 항공주의 부진을 고려하면 (타업종 대비 가격 부담이 크지 않아) 수요만 꺾이지 않으면 추가 상승할 수 있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4월 중국 노선이 급감했지만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관련 우려도 경감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올 들어 주가 상승을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는 적극적인 매수보다는 단기 매매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항공주가 2015년 이후 박스권 상단까지 올라온 시점에서 적극적인 매수 보다는 트레이딩(단기 매매) 전략을 권한다"며 "실적 개선 전망과 수급 등을 고려하면 금융, 은행, 산업재, 경기소비재 등에 우선적으로 매수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목표주가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3만8393원, 5300원이다. 23일 종가 대비 각각 15.12%, 8.71% 높은 수준이다.
자료=NH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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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