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장 인사태풍 부나…올해 98명+α '물갈이' 예고
올해 임기 만료로 물러날 예정이거나 공석인 공공기관장은 98명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234명의 공공기관장도 새 정부 출범에 따라 상당수 교체될 가능성이 있어 올해 대폭 ‘물갈이’가 예상된다. 다음달 발표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가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332개 공공기관에서 연말 이전에 임기가 끝나는 기관장은 69명이다. 최재식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 성상철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박기동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 등이 줄줄이 물러난다.

임기가 만료됐는데도 후임 인사가 나지 않아 직을 유지하는 기관장도 21명에 이른다. 김윤기 별정우체국연금관리단 이사장과 박보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은 지난해 9월, 박구원 한국전력기술 사장은 지난해 10월 임기가 만료됐는데도 재직 중이다. 기관장이 물러난 뒤 공석인 기관은 8곳이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로 문형표 전 이사장이 구속된 국민연금공단과 송성각 전 원장이 구속된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이다. 모두 98명이 올해 인사가 예정된 셈이다.

임기 만료가 내년 이후인 기관장 가운데서도 박근혜 정부 ‘낙하산 인사’ 중 일부가 교체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외교안보수석 출신인 주철기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고용복지수석을 지낸 최성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 고용노동부 장관을 거친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 원장이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됐다.

집권 여당이던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출신도 상당수다. 박보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장정은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원장, 이상권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등이다. 공공기관 안팎에서는 일부 정치권 출신 기관장이 정계 복귀를 타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금융공기업 중에선 이전 정부 인사로 분류되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이 임기와 상관없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다.

다음달 나올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기관장 해임 건의 대상인 E등급 기관뿐 아니라 C, D등급 기관장이 대거 사임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공공기관장의 임기를 보장하지 않고 정권 입맛에 맞는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내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조직의 독립성과 업무 연속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원구환 한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가 공공기관장 인선 원칙을 명확히 밝혀야 혼란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