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투자자 몰려 가격 폭등…SNS엔 "한달 새 5배 벌었다" 무용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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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투기 '광풍'
전자화폐 시장 급팽창
올들어 19조→95조원 성장…일본, 합법화로 수요에 불붙여
'묻지마 투자' 거품 우려도
블록체인 기술과는 별개로 규제 땐 가치 폭락할 수도
전자화폐 시장 급팽창
올들어 19조→95조원 성장…일본, 합법화로 수요에 불붙여
'묻지마 투자' 거품 우려도
블록체인 기술과는 별개로 규제 땐 가치 폭락할 수도
최근 정보기술(IT)업계와 재테크 관련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이더리움 투자로 한 달 새 다섯 배를 벌었다’는 등의 체험담이 줄을 잇고 있다. 유명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대표 박모씨는 페이스북에 ‘작년 9월 결혼자금을 마련하려고 이더리움을 2000만원에 팔았는데, 갖고 있었다면 3억원이 넘었을 텐데 안타깝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젊은 직장인이 많은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의 점심시간 식당가에서도 전자화폐 투자 노하우를 주제로 대화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높아진 신뢰성, 커지는 기대감
글로벌 전자화폐 시장은 올 들어 급격하게 팽창하고 있다. 세계 전자화폐 시장 규모(채굴된 전자화폐×거래가격)는 연초 19조8370억원에서 24일 약 95조원으로 다섯 배 가까이 증가했다. 하루 거래량은 지난해 1000억원 내외에서 3조7601억원으로 30배 이상 늘어났다.
거래량만 늘어난 게 아니다. 값도 크게 뛰었다. 세계 최대 전자화폐 거래소인 폴로닉스에서 비트코인 거래가격은 24일 1비트코인(BTC)에 2300달러 선에서 형성됐으며, 이더리움 가격은 약 180달러로 연초 대비 각각 2배, 20배 올랐다.
올 들어 급격한 시장 팽창을 주도한 것은 한국과 일본이다. 지난달 일본 정부가 전자화폐를 합법화면서 투자 수요에 불을 붙였다. 올 1월에는 전자화폐 거래 시장의 90%를 중국이 차지했지만 이달 들어선 중국 비중이 15% 내외로 줄었고 일본 비중은 30%로 늘었다. 한국은 10% 내외로 유럽 지역과 비슷한 수준으로 거래 비중이 높아졌다.
전자화폐가 등장한 뒤 시간이 지나면서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줄어든 것도 투자 수요가 늘어난 배경으로 분석된다. 거래업체가 전자지갑을 해킹당해 비트코인을 탈취당한 사건은 종종 발생했지만 화폐 위조 등 안전성 자체를 위협하는 해킹은 없었다. 정부나 기업 수준의 대규모 자금과 조직을 동원하면 화폐 자체에 대한 해킹도 불가능하지 않지만 해킹 사실은 실시간으로 드러나고, 그렇게 되면 화폐 가치가 0으로 수렴할 수 있어 해킹할 유인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정된 공급과 몰리는 자금
전자화폐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또 다른 이유는 공급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기반 전자화폐는 컴퓨터로 암호화 문제를 해결하면 일정량 발행된다. 하지만 한국에선 슈퍼컴퓨터를 몇 대 동원해 비트코인을 채굴한다고 해도 슈퍼컴퓨터를 돌리는 전기료도 건지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화폐의 쓰임은 증가하는데 공급이 늘지 않다 보니 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하지만 전자화폐 시세 급등에 거품이 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국내 전자화폐 거래소에서 원화를 이용한 거래 가격이 국제 거래시장 가격에 비해 20% 가까이 높아지기도 했다.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는 “외국 거래소에서 전자화폐를 구입해 국내에서 팔아 이윤을 남기는 곳이 있어 단시간에 국제시세를 따라간다”며 “그럼에도 높은 가격에 수요가 몰리는 것은 묻지마 투자 때문”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전망과 전자화폐 가치에 대한 전망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봉규 농협은행 핀테크사업부 팀장은 “블록체인 기술 전망은 밝지만 그것이 개별 전자화폐의 가치를 보증하지는 않는다”며 “전자화폐를 활용한 지하시장 거래나 자금세탁에 대한 각국의 규제가 강화되면 가치가 폭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이더리움(Ethereum)
2014년 캐나다인 비탈리크 부테린이 개발한 가상화폐. 단위로 이더리움(ETH)을 쓴다.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블록체인(데이터 분산저장 기술)을 활용한 화폐다. 비트코인에 비해 발전된 기술을 사용해 거래속도가 빠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높아진 신뢰성, 커지는 기대감
글로벌 전자화폐 시장은 올 들어 급격하게 팽창하고 있다. 세계 전자화폐 시장 규모(채굴된 전자화폐×거래가격)는 연초 19조8370억원에서 24일 약 95조원으로 다섯 배 가까이 증가했다. 하루 거래량은 지난해 1000억원 내외에서 3조7601억원으로 30배 이상 늘어났다.
거래량만 늘어난 게 아니다. 값도 크게 뛰었다. 세계 최대 전자화폐 거래소인 폴로닉스에서 비트코인 거래가격은 24일 1비트코인(BTC)에 2300달러 선에서 형성됐으며, 이더리움 가격은 약 180달러로 연초 대비 각각 2배, 20배 올랐다.
올 들어 급격한 시장 팽창을 주도한 것은 한국과 일본이다. 지난달 일본 정부가 전자화폐를 합법화면서 투자 수요에 불을 붙였다. 올 1월에는 전자화폐 거래 시장의 90%를 중국이 차지했지만 이달 들어선 중국 비중이 15% 내외로 줄었고 일본 비중은 30%로 늘었다. 한국은 10% 내외로 유럽 지역과 비슷한 수준으로 거래 비중이 높아졌다.
전자화폐가 등장한 뒤 시간이 지나면서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줄어든 것도 투자 수요가 늘어난 배경으로 분석된다. 거래업체가 전자지갑을 해킹당해 비트코인을 탈취당한 사건은 종종 발생했지만 화폐 위조 등 안전성 자체를 위협하는 해킹은 없었다. 정부나 기업 수준의 대규모 자금과 조직을 동원하면 화폐 자체에 대한 해킹도 불가능하지 않지만 해킹 사실은 실시간으로 드러나고, 그렇게 되면 화폐 가치가 0으로 수렴할 수 있어 해킹할 유인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정된 공급과 몰리는 자금
전자화폐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또 다른 이유는 공급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기반 전자화폐는 컴퓨터로 암호화 문제를 해결하면 일정량 발행된다. 하지만 한국에선 슈퍼컴퓨터를 몇 대 동원해 비트코인을 채굴한다고 해도 슈퍼컴퓨터를 돌리는 전기료도 건지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화폐의 쓰임은 증가하는데 공급이 늘지 않다 보니 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하지만 전자화폐 시세 급등에 거품이 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국내 전자화폐 거래소에서 원화를 이용한 거래 가격이 국제 거래시장 가격에 비해 20% 가까이 높아지기도 했다.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는 “외국 거래소에서 전자화폐를 구입해 국내에서 팔아 이윤을 남기는 곳이 있어 단시간에 국제시세를 따라간다”며 “그럼에도 높은 가격에 수요가 몰리는 것은 묻지마 투자 때문”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전망과 전자화폐 가치에 대한 전망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봉규 농협은행 핀테크사업부 팀장은 “블록체인 기술 전망은 밝지만 그것이 개별 전자화폐의 가치를 보증하지는 않는다”며 “전자화폐를 활용한 지하시장 거래나 자금세탁에 대한 각국의 규제가 강화되면 가치가 폭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이더리움(Ethereum)
2014년 캐나다인 비탈리크 부테린이 개발한 가상화폐. 단위로 이더리움(ETH)을 쓴다.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블록체인(데이터 분산저장 기술)을 활용한 화폐다. 비트코인에 비해 발전된 기술을 사용해 거래속도가 빠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