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구직직자들이 점차 눈높이를 낮춰 중견·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중견기업 100만+ 일자리 박람회’도 이런 이유로 열렸다. 100만+는 국내 중견기업 3558개사 근로자 115만여명에서 나왔다. 중견기업은 대기업(1125개사)과 중소기업(387만4000여개사)를 제외한 3년 평균매출액이 400억~1500억원 사이에 있는 기업이다. 기업수는 국내기업 전체 0.1%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대한민국 전체 수출의 16.6%(873억달러)를 달성했고, 이들 기업이 올린 매출은 전체 기업의 17.3%(620.4조원)에 달했다.
중견기업에 입사팁 5가지를 정리했다.
중견기업에서 요구하는 직무는 생산품질(17.6%), 사무관리(16.3%), 영업마케팅(14.5%), 연구개발(10.5%), 수출무역(4.2%) 등이다. 특히 연구개발직무는 대기업의 경우 석박사 학위를 요구하지만 중견기업의 경우는 학사채용의 비중이 높은 것도 특징이다. 따라서, 학사출신의 R&D인력이라면 해당기업의 기술을 현장, 상품,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지닌 인재임을 강조하면 좋다.
중견기업 인사담당자가 신입 채용에서 가장 중시하는 역량은 ‘성실성과 책임감(63.7%)’으로 나타났다. 이어 업무지식(49.2%), 조직적응력(35.5%), 학력(22.0%), 실무경험(19.8%) 등으로 조사됐다. 중견기업들도 채용때 스펙보다는 직무역량을 우선시한다는 것이다. 대기업들이 채용과정에서 치르는 인적성검사도 없다. 시험에 자신이 없는 구직자라면 중견기업을 노려볼 이유다. 면접땐 ‘00직무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라는 대답보다 ‘00경험을 쌓았습니다’처럼 구제적으로 대답하는 것이 좋다.
지난해 채용을 진행한 중견기업의 대졸신입 평균연봉은 남성 2958만원, 여성 2889만원이었다. 대기업 신입평균 3893만원에 비해 그다지 낮은 수준이 아니다. 하지만, 중견기업연합회 관계자는 “중견기업 중에서도 화학물질 제조업, 정보서비스업, 운송장비 제조업, 광물제품 제조업은 상대적으로 급여가 높다”고 귀뜸했다.
중견기업 상당수는 연월차를 보장하고 경조사 지원과 주택자금대출을 해주고 있다. 근무지가 서울이 아닌 수도권과 지방이기에 사택을 제공하고 통근버스를 운행하는 기업이 대다수다. 여기에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가 하면 우수직원은 해외연수도 보내주고 학위취득까지 지원한다.
중견기업 근로자 열명중 두명은 ‘워라밸(Work&Life Balance:일과삶의 균형)’이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중견기업 근로자들의 직장생활 만족도가 높다는 의미다.
지난해 채용을 진행한 중견기업들은 상당수가 3월에 채용을 시작하여 5월에 마무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과 비슷한 시즌이지만, 대기업보다 중견기업을 목표로 취업을 준비한다면 오히려 합격할 확률도 높을 것 같다.
한편, 일자리 박람회에 참석한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우수 인력이 중소·중견기업으로 유입돼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순환이 형성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