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화여대 사태' 적극 나서 긍정적 평가

이번 선거는 개교 이래 최초로 학생과 교원, 동문이 직접 뽑은 직선제로 치러졌다. 작년 10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 입학·학사 관리 특혜 논란으로 자진 사퇴한 최경희 전 총장의 후임을 뽑기 위한 선거인 만큼 많은 학내 구성원들의 관심을 받았다.
◆ 김혜숙 교수, 1886년 개교 이래 '첫 직선제 총장'

지난해 10월19일 최경희 전 총장 부재 219일 만에 선임된 김혜숙 신임 총장은 이날 곧바로 총장으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이번 총장 선거는 1886년 개교 이래 사상 처음으로 직선제로 치러졌다. 1990년 직선제를 시행한 적이 있으나 교수에게만 투표권이 있었다. 신임 총장을 뽑는 두 차례 선거에서 총 선거권자는 교원, 직원, 학생, 동창 등을 포함한 2만4859명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최 전 총장이 정유라 특혜 입학 의혹 등으로 불명예 퇴진하자 총장 직선제를 실시하자는 목소리가 학생과 교수 사이에서 터져 나왔다. 이에 지난 1월 교수평의회가 이사회에 권고안을 보내 직접선거로 치르게 됐다.
이화여대 교수, 직원, 학생, 동문의 4자 협의체를 구성해 투표 방식을 논의해 교수 투표값 반영 비율을 정했다. 선거권자 1명의 표 가치가 교수 1표·직원 0.567표·학생 0.00481표·동창 0.025표로 환산됐다.
교수가 행사하는 표 가치가 가장 큰 점을 감안하면 김 총장은 결선투표에서 학생 뿐 아니라 교수들로부터도 상당한 지지를 얻은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 김 총장은 최종 당선을 가르는 결선 투표에서 학생들의 유효투표수 9835표에서 95%인 9384표를 받는 등 학생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 학내 분규 해결에 적극 해결나서…'학생 95%' 압도적 지지

김 총장은 지난해 10월 최경희 전 총장 퇴진의 계기가 된 미래라이프대학(평생교육 단과대학) 사태 과정에서 줄곧 학생 편에 섰고 교수 시위를 이끌었다. 이화여대교수협의회 공동회장을 맡아 학내 분규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김 총장을 일반인들이 기억하는 장면은 작년 12월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조특위 4차 청문회에 출석했을 당시다. 학생들이 학교 측과 대립하다 경찰에게 끌려가는 동영상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중계됐다. 앞자리에 배석된 당시 최경희 총장의 모습과 비교됐다.
어려움도 있었다. 일부 누리꾼들이 김 총장을 '비리 교수'로 단정 짓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대 재학생들은 앞장서서 기사 댓글 및 개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근거 없는 비난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 김 총장은 '새 이화, 함께 빛나는 세상'의 비전 아래 △투명하고 공정한 이화 △구성원 모두가 존중받는 이화 △대학의 가치를 실현하는 이화를 목표로 연구기반 강화, 거버넌스 구조 선진화, 행정 효율화 및 합리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제 이화여대는 김 총장을 필두로 작년 미래라이프대 설립 갈등과 정유라 특혜 관련 의혹 등으로 혼란에 빠진 이화여대 사태가 어떻게 봉합할지가 관심사항이다. 신임 총장 취임식은 오는 31일 창립 131주년 기념식에서 열린다. 임기는 2021년 2월28일까지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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