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증시의 방산주에 '문풍(文風)'이 불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방위산업 투자의지를 확고히 드러내면서 시장의 관심이 방산주로 옮겨가는 중이다. 실적으로 다진 기초체력에 정책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증시 전문가들은 물론 외국인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26일 오전 10시34분 현재 한화테크윈은 전날보다 750원(1.52%) 오른 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은 전날 4만주를, 이날은 3만4000주를 순매수하고 있다. 같은 시각 한국항공우주도 전날 대비 1.59% 오름세다. 외국인이 4만7000주를 사들이고 있다.

신정부의 정책 기대감이 주가를 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가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4%를 차지하고 있는 국방예산을 3%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하면서 산업 전반에 거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임기 내 단계적으로 추진하겠지만 2011년부터 2.4%에 머무른 국방예산 비중이 매해 0.1%포인트씩만 상승해도 예산 증가가 큰 폭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정부가 방산 비리 척결에 나선 점도 호재로 분류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방위사업 비리 적발 시 이적죄에 준하도록 처벌 형량을 대폭 강화하고 입찰 자격 참여를 제한하겠다"고 공약했다.

조 연구원은 "방산비리 의혹은 국내 업체가 수주를 과도하게 진행해 업체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과정에서 생긴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해외 무기구매 등에서 특정 집단의 이해를 위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며 "방산비리 척결을 위한 노력은 국방예산이라는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지향하는 것으로 산업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책 수혜는 물론 실적 기대감 또한 높다. 한화테크윈 한국항공우주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 대표적인 방산업체들은 올해 하반기 대규모 수주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 현대로템 등 3사의 지난해 해외 수주는 18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6% 줄었다"며 "올해는 입찰 참여 해외 프로젝트가 50조5000억원으로 수주가 호조를 보이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철희 연구원은 한국항공우주 한화테크윈을 추천주로 꼽았다. 한국항공우주는 하반기 대규모 수주 성장동력(모멘텀)이, 한화테크윈은 수주와 물적분할 이슈가 매력적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한국항공우주는 올해 2~3분기에 걸쳐 태국(약 2000억~3000억원), 보츠와나(6000억~7000억원) 등에서 수주가 기대된다"며 "연말에는 12조원 규모의 미공군훈련기교체(APT) 입찰 결과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항공우주와 한화테크윈의 주력 제품들은 수출 경험이 풍부하고 제품 경쟁력도 기대를 가져볼 만 하다"고 조언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