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가 된 아울렛…지역 맛집·축제도 끌어들인 '쇼핑 리조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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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유통산업 <1> 관광 인프라로 자리잡은 아울렛
국내 아울렛 시장 17조로 성장
뉴욕 가면 우드버리아울렛 들르듯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작년 어린이날엔 놀이공원 제치고 내비 검색 목적지 2위 기록하기도
국내 아울렛 시장 17조로 성장
뉴욕 가면 우드버리아울렛 들르듯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작년 어린이날엔 놀이공원 제치고 내비 검색 목적지 2위 기록하기도
경기도가 외국인 관광객에게 추천하는 주요 관광지에는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김포점’이 포함돼 있다. 중국과 동남아 관광객을 상대로 한 패키지 상품에도 서울 근교 아울렛이 들어가 있다. 미국 뉴욕 근교의 ‘우드버리 아울렛’, 프랑스 파리 외곽의 ‘라발레 아울렛’처럼 국내에서도 아울렛이 외국인 방문객에게 쇼핑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내국인에겐 주말 가족 나들이 명소로 자리잡았다. 아울렛을 방문하면서 근처 관광지를 함께 들르는 사람이 많아 지역 관광이 활성화되는 효과도 내고 있다.
◆쇼핑지에서 여행지로
국내 아울렛 시장 규모는 작년에 14조4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17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래 유망 산업으로 꼽히는 게임(11조원), 스마트홈(10조원), 카카오택시 등 O2O(온·오프라인 연계) 플랫폼(15조원) 시장보다 더 크다. 2007년 신세계 여주 첼시 아울렛이 문을 연 뒤 10년 동안 백화점 3사의 아울렛이 잇따라 개점, 서울 인근 지역을 둘러쌌다. 이들이 운영하는 아울렛만 30개에 이른다. 소규모 아울렛 매장까지 합하면 100개가 넘는다.
아울렛의 급성장은 단순히 물건을 좀 싸게 파는 곳이 아니라 경험과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 앱(응용프로그램) ‘T맵’이 작년 어린이날에 운전자들이 검색한 목적지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검색한 장소 2위가 롯데 아울렛이었다. 에버랜드, 롯데월드 등 놀이공원과 주요 공항보다 순위가 높았다. 요즘 아울렛에 가면 쇼핑뿐 아니라 퍼레이드 등 행사를 즐기고, 회전목마, 미니열차, 어린이 수영장 등 놀이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롯데 아울렛 이천점에는 어린이 직업체험 공간인 ‘리쏘빌’과 정글 테마파크 ‘닥터 밸런스’가 있다.
최근엔 복합쇼핑몰도 가세했다. 작년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과 롯데몰 은평점이 뒤이어 개점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경기 고양에 롯데 아울렛과 스타필드가 추가로 들어선다. 내년에는 경기 의정부에 신세계가 아울렛을 낸다. 현대백화점은 2019년 경기 남양주와 동탄, 대전에 아울렛을 열 계획이다. 스타필드 하남 등에는 영화관뿐 아니라 체육시설 찜질방 수영장 등이 있다. ◆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
아울렛과 복합쇼핑몰은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신세계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에는 파주시 관광안내소가 있다. 관광 해설사가 상주하며 헤이리와 임진각 등 지역 관광지를 홍보한다. 신세계 여주 아울렛은 매년 봄 상품을 구매한 방문객에게 명성황후 생가, 세종대왕릉, 신륵사 등 인근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티켓을 제공한다. 롯데 이천 아울렛은 이천 쌀축제와 도자기축제를 후원하고, 롯데몰 동부산점은 기장 멸치축제 등을 후원·홍보한다.
지역 특산품을 판매하는 매장도 있다. 스타필드 하남은 지하 1층 F&B 매장에 하남 주꾸미, 내고향 빈대떡 등 하남지역 특산물을 입점시켰다. 롯데 아울렛 부여점은 부여 백제 문화단지를 소개하고, 논산 딸기축제 팝업 매장을 매년 봄마다 연다. 부여군은 롯데 아울렛 방문객 증가 등에 힘입어 지역 방문객이 지난 4년 새 30%가량 증가했다.
지역 자치단체와 공동으로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한다.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김포점은 지난해 김포시와 함께 대명항과 현대 김포 아울렛을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 이용객 중 90% 이상이 외국인이다. ◆관광 패키지 상품 주요 코스
외국 여행사들도 2014년부터 한국 관광 패키지 상품에 여주 신세계 아울렛, 파주 롯데 아울렛 등을 포함하기 시작했다. 현대 아울렛은 2015년부터 매년 외국인 매출이 10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급감한 올해도 28일까지 약 5개월간 외국인 매출이 89% 증가했다. 롯데 아울렛 서울역점은 방문객 10명 중 1명꼴로 외국인이다. 신세계 파주 아울렛은 올해부터 해외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관광의 핵심 경쟁력은 쇼핑”이라며 “당장 자연경관을 개발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쇼핑 관광지를 면세점뿐 아니라 아울렛, 전통시장, 복합쇼핑몰 등으로 다각화해 관광 콘텐츠를 늘리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쇼핑지에서 여행지로
국내 아울렛 시장 규모는 작년에 14조4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17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래 유망 산업으로 꼽히는 게임(11조원), 스마트홈(10조원), 카카오택시 등 O2O(온·오프라인 연계) 플랫폼(15조원) 시장보다 더 크다. 2007년 신세계 여주 첼시 아울렛이 문을 연 뒤 10년 동안 백화점 3사의 아울렛이 잇따라 개점, 서울 인근 지역을 둘러쌌다. 이들이 운영하는 아울렛만 30개에 이른다. 소규모 아울렛 매장까지 합하면 100개가 넘는다.
아울렛의 급성장은 단순히 물건을 좀 싸게 파는 곳이 아니라 경험과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 앱(응용프로그램) ‘T맵’이 작년 어린이날에 운전자들이 검색한 목적지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검색한 장소 2위가 롯데 아울렛이었다. 에버랜드, 롯데월드 등 놀이공원과 주요 공항보다 순위가 높았다. 요즘 아울렛에 가면 쇼핑뿐 아니라 퍼레이드 등 행사를 즐기고, 회전목마, 미니열차, 어린이 수영장 등 놀이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롯데 아울렛 이천점에는 어린이 직업체험 공간인 ‘리쏘빌’과 정글 테마파크 ‘닥터 밸런스’가 있다.
최근엔 복합쇼핑몰도 가세했다. 작년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과 롯데몰 은평점이 뒤이어 개점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경기 고양에 롯데 아울렛과 스타필드가 추가로 들어선다. 내년에는 경기 의정부에 신세계가 아울렛을 낸다. 현대백화점은 2019년 경기 남양주와 동탄, 대전에 아울렛을 열 계획이다. 스타필드 하남 등에는 영화관뿐 아니라 체육시설 찜질방 수영장 등이 있다. ◆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
아울렛과 복합쇼핑몰은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신세계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에는 파주시 관광안내소가 있다. 관광 해설사가 상주하며 헤이리와 임진각 등 지역 관광지를 홍보한다. 신세계 여주 아울렛은 매년 봄 상품을 구매한 방문객에게 명성황후 생가, 세종대왕릉, 신륵사 등 인근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티켓을 제공한다. 롯데 이천 아울렛은 이천 쌀축제와 도자기축제를 후원하고, 롯데몰 동부산점은 기장 멸치축제 등을 후원·홍보한다.
지역 특산품을 판매하는 매장도 있다. 스타필드 하남은 지하 1층 F&B 매장에 하남 주꾸미, 내고향 빈대떡 등 하남지역 특산물을 입점시켰다. 롯데 아울렛 부여점은 부여 백제 문화단지를 소개하고, 논산 딸기축제 팝업 매장을 매년 봄마다 연다. 부여군은 롯데 아울렛 방문객 증가 등에 힘입어 지역 방문객이 지난 4년 새 30%가량 증가했다.
지역 자치단체와 공동으로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한다.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김포점은 지난해 김포시와 함께 대명항과 현대 김포 아울렛을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 이용객 중 90% 이상이 외국인이다. ◆관광 패키지 상품 주요 코스
외국 여행사들도 2014년부터 한국 관광 패키지 상품에 여주 신세계 아울렛, 파주 롯데 아울렛 등을 포함하기 시작했다. 현대 아울렛은 2015년부터 매년 외국인 매출이 10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급감한 올해도 28일까지 약 5개월간 외국인 매출이 89% 증가했다. 롯데 아울렛 서울역점은 방문객 10명 중 1명꼴로 외국인이다. 신세계 파주 아울렛은 올해부터 해외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관광의 핵심 경쟁력은 쇼핑”이라며 “당장 자연경관을 개발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쇼핑 관광지를 면세점뿐 아니라 아울렛, 전통시장, 복합쇼핑몰 등으로 다각화해 관광 콘텐츠를 늘리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