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호재, 호재…운용자산 1000조 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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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황금기 맞은 자산운용업계
작년 말 운용자산 900조 돌파…펀드 순자산도 4월에 500조 넘어
주식시장 연일 최고치 경신에 ISA 세제 혜택·연금 확대 등 도약 '청신호'
작년 말 운용자산 900조 돌파…펀드 순자산도 4월에 500조 넘어
주식시장 연일 최고치 경신에 ISA 세제 혜택·연금 확대 등 도약 '청신호'
국내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 행진을 벌이면서 자산운용업계가 제2의 황금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운용자산은 지난해 말 9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100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새 정부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세제 혜택을 확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서민형 금융투자 상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 연금시장도 확대되고 있어 자산운용업계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년 만에 순자산 100조원 불려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운용자산은 지난해 말 설정액 기준 907조원이다. 한 해 동안 88조원(10.7%) 늘었다.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안에 10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국내 펀드시장은 급팽창하고 있다. 국내 펀드 순자산은 지난 4월 말 현재 500조5130억원이다. 전월보다 16조6770억원(3.4%) 증가하며 500조원의 벽을 넘어섰다. 사모펀드 시장이 커지면서 ‘환매 몸살’에 시달린 공모펀드 시장의 부진도 털어냈다는 분석이다.
펀드 순자산은 2015년 400조원을 돌파한 지 불과 2년 만에 100조원을 더 불렸다. 박준한 금융투자협회 차장은 “2007년 300조원이었던 펀드 순자산이 400조원으로 늘어나는 데 8년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펀드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팽창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굴리는 돈이 커지면서 운용사의 수익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자산운용사 165곳 전체의 순이익은 6674억원으로 전년보다 1719억원(34.6%) 급증했다.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전년 대비 1.3%포인트 상승한 14.5%로 집계됐다. 수익성은 2013년 이후 3년 연속 호전되고 있다.
세제 혜택 늘리는 ‘서민 ISA’ 기대 높아
자산운용업계는 새 정부의 중산층 재테크 지원에 기대가 크다. 대표적인 상품이 ISA다. ISA는 하나의 통장으로 예금과 주식, 펀드 등 다양한 상품에 가입할 수 있어 ‘만능통장’으로 불린다. 지난 3월 말 기준 232만명이 ISA에 가입했다. 하지만 가입 기준이 까다롭고 세제 혜택이 제한적이어서 기대만큼 자금이 몰리지 않았다. 가입 기준이 완화되면 더 많은 국민이 적극적으로 주식과 펀드 투자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원회는 가입 대상과 비과세 한도를 늘리는 방안을 지난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은 소득이 있는 사람만 가입 자격을 주고 5년 동안 중도인출도 안 된다. 비과세 혜택은 일반형이 200만원, 서민형(총소득 5000만원,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이 250만원이다.
금융투자협회는 가입 자격을 18세 이상 국내 거주 국민으로 확대하고 중도인출도 가능하도록 해달라고 개선을 요구해 왔다. 요구안에는 일반형의 비과세 혜택을 400만원까지 키우고 서민형은 한도를 두지 말자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대
령선거 하루 전날인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 비상경제대책단장 자격으로 “ISA 가입 대상을 소득 여부와 관계없이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고 발표해 업계의 요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퇴직연금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호재다. 퇴직연금제도 도입 의무화와 자산운용 규제 완화 등은 자산운용업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등 대체상품 시장이 커지는 것도 운용업계에 힘을 보태주고 있다.
공모펀드 순유입 전환 기대
자산운용업계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식형 공모펀드 환매가 큰 걱정거리다. 코스피지수가 6년 만에 ‘박스권(1800~2200)’을 벗어나자 펀드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25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6조5543억원이 빠져나갔다. 설정액 40조원대도 무너졌다. 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의 전체 수익률은 13%를 넘었지만 ‘환매 러시’를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2350선을 넘어서자 환매가 눈에 띄게 잠잠해지고 있다. 지난주 주식형펀드에 순유입이 시작되기도 했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사장은 “한국 주식시장이 다시 박스권에 갇힐 수 있다는 불안 심리가 환매를 자극했는데 코스피지수가 대세 상승에 진입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새로운 자금이 대거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운용사 사장은 “외형 확대와 함께 질적 향상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자산운용사들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업계 선진화의 기틀을 확실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새 정부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세제 혜택을 확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서민형 금융투자 상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 연금시장도 확대되고 있어 자산운용업계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년 만에 순자산 100조원 불려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운용자산은 지난해 말 설정액 기준 907조원이다. 한 해 동안 88조원(10.7%) 늘었다.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안에 10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국내 펀드시장은 급팽창하고 있다. 국내 펀드 순자산은 지난 4월 말 현재 500조5130억원이다. 전월보다 16조6770억원(3.4%) 증가하며 500조원의 벽을 넘어섰다. 사모펀드 시장이 커지면서 ‘환매 몸살’에 시달린 공모펀드 시장의 부진도 털어냈다는 분석이다.
펀드 순자산은 2015년 400조원을 돌파한 지 불과 2년 만에 100조원을 더 불렸다. 박준한 금융투자협회 차장은 “2007년 300조원이었던 펀드 순자산이 400조원으로 늘어나는 데 8년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펀드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팽창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굴리는 돈이 커지면서 운용사의 수익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자산운용사 165곳 전체의 순이익은 6674억원으로 전년보다 1719억원(34.6%) 급증했다.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전년 대비 1.3%포인트 상승한 14.5%로 집계됐다. 수익성은 2013년 이후 3년 연속 호전되고 있다.
세제 혜택 늘리는 ‘서민 ISA’ 기대 높아
자산운용업계는 새 정부의 중산층 재테크 지원에 기대가 크다. 대표적인 상품이 ISA다. ISA는 하나의 통장으로 예금과 주식, 펀드 등 다양한 상품에 가입할 수 있어 ‘만능통장’으로 불린다. 지난 3월 말 기준 232만명이 ISA에 가입했다. 하지만 가입 기준이 까다롭고 세제 혜택이 제한적이어서 기대만큼 자금이 몰리지 않았다. 가입 기준이 완화되면 더 많은 국민이 적극적으로 주식과 펀드 투자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원회는 가입 대상과 비과세 한도를 늘리는 방안을 지난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은 소득이 있는 사람만 가입 자격을 주고 5년 동안 중도인출도 안 된다. 비과세 혜택은 일반형이 200만원, 서민형(총소득 5000만원,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이 250만원이다.
금융투자협회는 가입 자격을 18세 이상 국내 거주 국민으로 확대하고 중도인출도 가능하도록 해달라고 개선을 요구해 왔다. 요구안에는 일반형의 비과세 혜택을 400만원까지 키우고 서민형은 한도를 두지 말자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대
령선거 하루 전날인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 비상경제대책단장 자격으로 “ISA 가입 대상을 소득 여부와 관계없이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고 발표해 업계의 요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퇴직연금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호재다. 퇴직연금제도 도입 의무화와 자산운용 규제 완화 등은 자산운용업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등 대체상품 시장이 커지는 것도 운용업계에 힘을 보태주고 있다.
공모펀드 순유입 전환 기대
자산운용업계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식형 공모펀드 환매가 큰 걱정거리다. 코스피지수가 6년 만에 ‘박스권(1800~2200)’을 벗어나자 펀드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25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6조5543억원이 빠져나갔다. 설정액 40조원대도 무너졌다. 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의 전체 수익률은 13%를 넘었지만 ‘환매 러시’를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2350선을 넘어서자 환매가 눈에 띄게 잠잠해지고 있다. 지난주 주식형펀드에 순유입이 시작되기도 했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사장은 “한국 주식시장이 다시 박스권에 갇힐 수 있다는 불안 심리가 환매를 자극했는데 코스피지수가 대세 상승에 진입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새로운 자금이 대거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운용사 사장은 “외형 확대와 함께 질적 향상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자산운용사들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업계 선진화의 기틀을 확실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