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물이란 사실이 드러난 보물 '대명률'이 보물 목록에서 9년 만에 제외된다. 국보·보물 등 국가지정유산의 지정이 취소된 첫 사례다. 이 유물을 돌려받은 원소유주가 향후 적법한 절차를 거쳐 다시 신청할 경우 보물로 재지정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11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문화유산위원회 산하 동산문화유산 분과는 최근 회의를 열고 대명률의 보물 지정을 취소하는 안을 가결했다. 문화유산위원회는 "(보물) 허위 지정 유도에 따른 형이 집행됨에 따라 이에 따라 후속 처리를 진행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대명률은 조선시대 형법의 근간이 되는 명나라 법전이다. 이번 유물은 1389년 명나라에서 수정·편찬된 책의 판본으로 추정된다. 중국에 남아 있는 1397년 반포본보다도 오래된 희귀본이라는 평가다.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임시로 보관 중이다.대명률은 2016년 보물로 지정된 직후 장물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경기북부경찰청이 전국 사찰과 사적, 고택 등에서 문화유산을 훔친 도굴꾼과 절도법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이를 확인했다. 조사 결과 이 유물은 경북의 한 사립관장이던 A씨가 2012년 장물 취급업자로부터 1500만원에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유물'이라며 입수 경위를 속이고 보물 지정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이 들통나자 A씨는 문화재보호법(현재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3년의 실형이 확정됐다.대명률은 보물로 지정되기 5년 전인 2011년 도난 신고된 상태였다. 원소유주인 문화 류씨 집안은 '지난 1998년 경북 경주의 고택인 육신당
고전 발레 속 남자 캐릭터는 평면적이라는 비판에 자주 직면한다. 연인인 오데뜨와 악마의 딸 오딜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어리석거나('백조의 호수'의 지크프리트 왕자), 신분 상승의 기회를 잡기 위해 오랜 사랑을 져버리거나('라 바야데르'의 솔로르), 귀족이란 신분을 속이고 시골 아가씨를 꼬셔서 사랑에 빠지게 만들고 배신하거나('지젤'의 알브레히트). 한심한 남자들이지만 무대 위에서 이들에게 매력을 불어넣는 건 발레리노들이다. 무용수는 실수와 후회, 참회라는 캐릭터의 감정선을 각자의 해석을 통해 온 몸으로 표현한다. '나쁜 놈'에 대해 이렇게 깊이 고민할 수 있는 건 발레리노만의 특권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올해 첫 정기공연작품 '지젤'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4월 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 가까이 예술의전당에서 만나볼 수 있다. 고전 발레를 이토록 오래 올린다는 건 발레단으로선 보기 드문 도전. 이번에 무대에 오르는 알브레히트만해도 객원 무용수 전민철까지 포함하면 7명에 달한다.알브레히트를 연기하는 수석무용수 이현준(2007년 입단)과 새내기 귀족 청년 임선우(2018년 입단)를 최근 만났다. 두 사람은 지난해 발레단 창단 40주년 기념 공연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미오의 절친한 친구 머큐쇼(임선우)와 벤볼리오(이현준)로 연기한 적이 있다. 죽어가는 모습의 임선우를 보면서 무대 위 이현준은 꺼이꺼이 울었다. 입단 연도의 차이는 크지만 두 사람은 예술가로서 그만큼 각별하다. 연습실 캐비닛을 가까이 두고 있는 이들은 이날도 각자가 해석한 인물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었다. 이현준은 "수석무용수로서 승급
장물 논란을 겪었던 '대명률'(大明律)'이 보물에서 제외된다. 국보, 보물과 같은 국가지정유산을 취소하는 첫 사례다.11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문화유산위원회 산하 동산문화유산분과위원회는 지난달 13일 회의를 열고 '대명률'의 보물 지정 취소 계획을 논의한 뒤 이를 가결했다. 국가유산청은 보물 지정 취소 계획을 홈페이지와 관보 등에 공고할 예정이다. 2016년 7월 보물로 지정된 지 9년 만이다.'대명률'은 조선시대 형법의 근간이 되는 자료로 알려졌다. 중국 명나라의 형률(범죄와 형벌에 관한 법률 체계) 서적으로 1389년 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외에 전해 내려온 책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희귀본이다. 앞서 국가유산청은 '2015∼2016 국보·보물 지정 보고서'에서 대명률에 대해 "조선 시대의 법률은 물론 조선 전기의 서지학 연구를 위한 소중한 자료"라고 설명했다.하지만 '대명률'은 보물 지정 4개월여 만에 논란에 휩싸였다. 2016년 경기북부경찰청이 전국 사찰과 사적, 고택 등에서 문화유산을 훔친 도굴꾼·절도범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장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실제 '대명률'을 보유했던 육신당 측은 1998년 무렵 건물 현판과 고서 등 유물 81건, 235점이 사라졌다며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했다. 심지어 '대명률'을 보물로 지정한 국가유산청도 2011년 '대명률'의 도난 사실을 공고했다.당시 수사 결과에 따르면 경북 영천에서 사설 박물관을 운영하는 A씨는 2012년 5월 장물업자로부터 '대명률'을 1500만원에 사들였고, 같은 해 10월 '대명률'을 국가유산으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했다.이 과정에서 A씨는 '대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