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형 "삼성합병 돕는게 정책 판단…박근혜 발언은 '정신 나간 주장'"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사진)이 박 전 대통령을 겨냥해 “정신 나간 주장”이라고 비판하는 등 거침없는 진술을 쏟아냈다.

주 전 사장은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뇌물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올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돕는 것이 올바른 정책 판단이었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정신 나간 주장으로,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국내 시장에 대한 국제 자본의 불신만 초래하는 것”이라며 “국제 자본 소송의 빌미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하는 과정에 청와대 압력이 있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주 전 사장은 “합병 결정 며칠 뒤 당시 국민연금 전문위원이던 지인에게 물어보니 ‘청와대의 뜻’이라고 말했다”며 “굉장히 놀랐고 왜 이런 일에 청와대가 개입했는지, 반대급부로 얻는 게 무엇인지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주 전 사장은 이날 진술 과정에서 ‘피고 박근혜 씨’라고 호칭하기도 했다. 정면을 응시하며 진술을 듣던 박 전 대통령은 몇 차례 주 전 사장의 얼굴을 쳐다보기도 했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