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없이 지나가다 보면 길을 잘못 들어 서점에 왔다고 착각할 법하다. 사방을 둘러싼 쇼핑몰 한 발 안쪽의 이 곳은 신세계가 만든 휴식공간 '별마당 도서관'이다.
31일 오픈한 스타필드 코엑스몰 '별마당 도서관'을 방문했다. 별마당 도서관은 신세계그룹의 인문학 프로젝트 '지식향연'의 일환으로 조성된 문화 공간이다.
2800㎡ 규모의 넓은 공간에 책을 채워넣은 이곳은 도서관이나 서점보다는 서재에 가까운 분위기다. 곳곳에는 커뮤니티 테이블과 등받이 의자 등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들이 있다.
복층으로 구성된 2층에는 노트북을 이용할 수 있도록 콘센트가 갖춰진 바 테이블과 위드미 편의점, 베이커리가 자리잡았다. 사방이 뚫려 있는 개방된 공간임에도 산만하지 않고 차분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은은한 조명을 사용한 것도 눈에 띈다.
덕분에 작은 소음조차 신경쓰이는 도서관과는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자유롭게 대화하며 책을 읽을 수 있고 쇼핑 중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다.
신세계도 이 공간의 초점을 독서보다는 '힐링'에 맞췄다. 이를 위해 매월, 매주 테마를 정해 다양한 전시회와 행사를 열며 '문화 공간'으로서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오는 6월17일까지는 윤동주 시인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윤동주 기념 전시회를 열고 토크쇼와 특강, 시낭송 공연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쉬운 점도 있다. 독서보다는 휴식을 위한 공간이라지만 도서관이라는 이름을 달기에는 보유하고 있는 책이 많지 않다. 여러 권으로 출판된 시리즈물의 경우 전권이 구비돼 있지 않은 경우도 있다.
직접적인 비교를 하기는 어렵지만 비슷한 면적의 대학 도서관들은 최소 100만권 이상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개방형 공간임에도 도난 방지 대책이 전무해 분실 우려도 있다. 지속적인 기부를 통해 장서를 늘려나갈 예정인만큼 도난 방지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스타필드 관계자는 그러나 "개방형 공간이니만큼 책 도난을 완벽하게 방지하는 것은 어렵다"며 "시민들의 양심에 맡기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별마당 도서관을 통해 코엑스몰을 강남권의 랜드마크로 되살리겠다는 계획이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는 "세계 최초로 쇼핑몰내 가장 핵심적인 공간에 책과 문화,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을 조성했다"며 "고객들이 휴식을 취하고 다양한 문화 예술적인 경험을 공유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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