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면접 보고 아빠는 인터넷 방송…'액티브 시니어' 삶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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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킴벌리 29초영화제 시상식
유한킴벌리·한경 공동 주최
신재호 감독 등 '엄마의 부탁' 일반부 대상…연출력 돋보여
청소년부 대상엔 '잊혀지지 않을 머리'…우수작 15편 시상
유한킴벌리·한경 공동 주최
신재호 감독 등 '엄마의 부탁' 일반부 대상…연출력 돋보여
청소년부 대상엔 '잊혀지지 않을 머리'…우수작 15편 시상
한 노년 여성이 식탁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초인종이 울리더니 딸이 아이를 데리고 나타난다. 딸은 “엄마, 우리 동현이 좀 부탁해!”라고 말한 뒤 총총히 사라진다. 할머니는 손자를 보면서도 노트북을 두들기며 달력으로 일정을 확인한다. 어느 날 이번에는 이 여성이 딸을 찾아간다. 정장 차림의 이 할머니는 “우리 뭉개 좀 부탁해!”라며 강아지를 맡긴다. 이날은 노년 여성이 취직하기 위해 면접을 보러 가는 날이다.
신재호·최영재·한동현·서정훈 감독이 공동 기획·연출한 ‘유한킴벌리 29초영화제’ 출품작 ‘엄마의 부탁’ 내용이다. 이 작품은 31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다산홀에서 열린 영화제 시상식에서 일반부 대상을 차지했다. 심사위원단은 “내용이 무겁지 않으면서도 현실성 있어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기 좋은 작품”이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유한킴벌리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이번 영화제는 ‘유한킴벌리가 액티브 시니어를 응원합니다’를 주제로 열렸다. 액티브 시니어는 은퇴 후에도 사회·경제적으로 역동적인 삶을 살아가는 50~70대를 말한다. 세부 주제는 ‘시니어의 역동적인 삶(새로운 일에 도전, 봉사, 여가 등 사회활동)’ ‘엄마의 WISH LIST(엄마의 꿈을 응원합니다)’였다.
일반부 270여 개 팀, 청소년부 120여 개 팀 등 모두 390여 개 팀이 세부 주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지난 4월17일부터 5월16일까지 작품을 제출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청소년·청년층이 부모 세대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계기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액티브 시니어를 주제로 잡았다”고 말했다.
청소년부 대상은 김성훈 감독의 ‘잊혀지지 않을 머리’였다. 이 작품은 한 여학생이 남학생에게 “이제 그만 만나자. 최악이야, 니 머리”라는 말로 이별을 통보하며 시작된다. 남학생의 머리는 왼쪽은 삭발이고 오른쪽은 긴 머리가 축 처져 있어 우스꽝스럽다. 사연인즉, 남학생의 어머니가 아들을 상대로 미용 연습을 한 결과다. 어머니는 “이게 바로 유로 스타일이야”라며 의기양양해하지만 남학생은 수치심(?)에 몸을 떤다. 그러나 머리 좀 망친들 대수랴. 아들은 어머니가 미용사의 꿈을 꾸는 걸 흐뭇하게 바라본다. 심사위원단은 “연출 방식이 요즘 트렌드에 맞으면서도 고전적이고 훈훈한 내용으로 만든 게 좋았다”고 밝혔다.
일반부 최우수상은 박호진 감독의 ‘아빠의 이중생활’이 차지했다. 작품에는 평생 농부로 살다가 갑자기 컴퓨터 앞에 앉아 무언가에 골몰하는 노년 남성이 나온다. 다음 날 아침 고추를 키우는 비닐하우스 안. 이 남성은 셀카봉에 단 스마트폰으로 자신을 비추며 “안녕하십니까 VJ(비디오 저널리스트) 청양고추입니다”라고 말한다. 인터넷 방송 진행자 역할을 하고 있다. 아내와 아들은 집에서 컴퓨터로 이 인터넷 방송을 보며 “청양고추님 사랑해요”라고 댓글을 단다.
청소년부 최우수상 수상작은 김용현·고예진·오가은 감독이 함께 만든 ‘후 엠 아이(WHO AM I)’였다.
이날 시상식에는 최규복 유한킴벌리 사장,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을 비롯해 수상자와 가족 등 약 500명이 참석했다. 참석자가 많아 통로와 행사장 뒤를 가득 메울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수상자에게는 일반부 대상 1000만원 등 모두 3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시상식 참석자들은 추첨을 통해 드론, 액션캠, 에버랜드 자유이용권, 한국경제신문 1년 구독권 등 푸짐한 경품도 받았다. 수상작 및 출품작은 유한킴벌리의 온·오프라인 홍보 영상으로 활용된다.
심사위원단은 “이번 영화제에서는 청소년 출품작 수준이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져 영상 세대의 약진을 느낄 수 있었다”고 평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젊은 층에 액티브 시니어의 의미를 충분히 전달한 것 같아 만족스럽다”며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의 작품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신재호·최영재·한동현·서정훈 감독이 공동 기획·연출한 ‘유한킴벌리 29초영화제’ 출품작 ‘엄마의 부탁’ 내용이다. 이 작품은 31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다산홀에서 열린 영화제 시상식에서 일반부 대상을 차지했다. 심사위원단은 “내용이 무겁지 않으면서도 현실성 있어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기 좋은 작품”이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유한킴벌리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이번 영화제는 ‘유한킴벌리가 액티브 시니어를 응원합니다’를 주제로 열렸다. 액티브 시니어는 은퇴 후에도 사회·경제적으로 역동적인 삶을 살아가는 50~70대를 말한다. 세부 주제는 ‘시니어의 역동적인 삶(새로운 일에 도전, 봉사, 여가 등 사회활동)’ ‘엄마의 WISH LIST(엄마의 꿈을 응원합니다)’였다.
일반부 270여 개 팀, 청소년부 120여 개 팀 등 모두 390여 개 팀이 세부 주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지난 4월17일부터 5월16일까지 작품을 제출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청소년·청년층이 부모 세대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계기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액티브 시니어를 주제로 잡았다”고 말했다.
청소년부 대상은 김성훈 감독의 ‘잊혀지지 않을 머리’였다. 이 작품은 한 여학생이 남학생에게 “이제 그만 만나자. 최악이야, 니 머리”라는 말로 이별을 통보하며 시작된다. 남학생의 머리는 왼쪽은 삭발이고 오른쪽은 긴 머리가 축 처져 있어 우스꽝스럽다. 사연인즉, 남학생의 어머니가 아들을 상대로 미용 연습을 한 결과다. 어머니는 “이게 바로 유로 스타일이야”라며 의기양양해하지만 남학생은 수치심(?)에 몸을 떤다. 그러나 머리 좀 망친들 대수랴. 아들은 어머니가 미용사의 꿈을 꾸는 걸 흐뭇하게 바라본다. 심사위원단은 “연출 방식이 요즘 트렌드에 맞으면서도 고전적이고 훈훈한 내용으로 만든 게 좋았다”고 밝혔다.
일반부 최우수상은 박호진 감독의 ‘아빠의 이중생활’이 차지했다. 작품에는 평생 농부로 살다가 갑자기 컴퓨터 앞에 앉아 무언가에 골몰하는 노년 남성이 나온다. 다음 날 아침 고추를 키우는 비닐하우스 안. 이 남성은 셀카봉에 단 스마트폰으로 자신을 비추며 “안녕하십니까 VJ(비디오 저널리스트) 청양고추입니다”라고 말한다. 인터넷 방송 진행자 역할을 하고 있다. 아내와 아들은 집에서 컴퓨터로 이 인터넷 방송을 보며 “청양고추님 사랑해요”라고 댓글을 단다.
청소년부 최우수상 수상작은 김용현·고예진·오가은 감독이 함께 만든 ‘후 엠 아이(WHO AM I)’였다.
이날 시상식에는 최규복 유한킴벌리 사장,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을 비롯해 수상자와 가족 등 약 500명이 참석했다. 참석자가 많아 통로와 행사장 뒤를 가득 메울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수상자에게는 일반부 대상 1000만원 등 모두 3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시상식 참석자들은 추첨을 통해 드론, 액션캠, 에버랜드 자유이용권, 한국경제신문 1년 구독권 등 푸짐한 경품도 받았다. 수상작 및 출품작은 유한킴벌리의 온·오프라인 홍보 영상으로 활용된다.
심사위원단은 “이번 영화제에서는 청소년 출품작 수준이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져 영상 세대의 약진을 느낄 수 있었다”고 평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젊은 층에 액티브 시니어의 의미를 충분히 전달한 것 같아 만족스럽다”며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의 작품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