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시의 바닷가 백사장. 연분홍색 작은 꽃들이 새초롬하게 고개를 들고 있다. 인도가 고향인 나팔꽃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우리나라 토종 식물이다.

바닷가 모래밭이나 바위틈에서 자라 머리에 ‘갯’이라는 접두어를 이고 있는 ‘갯메꽃’이다.

5~6월 뿌리에서 갈라져 나와 모래 위로 뻗어 나간 줄기에서 지름 4~5㎝의 꽃이 핀다. 8~9월엔 검고 단단한 종자를 품은 열매가 열린다. 거센 바닷바람과 짭조름한 바닷물을 탓하지 않고 피어나서일까. 자그마한 꽃잎에서도 굳센 힘이 느껴진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