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경영난을 말하는 저성장 시대에도 ‘흑자 경영’으로 타의 모범이 되는 기업들은 존재한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이 그중 하나다. 제주항공은 1분기에 27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작년 1분기(156억원)보다 74.4% 증가했다. 2014년 3분기 이후 11분기 연속 흑자다. 매년 1분기만 따지면 사상 최대다.

제주항공은 LCC 업계에서 단연 선두다. 2015년 LCC 업계(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에어서울 등 6개사)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에 이은 국내 3대 항공사(매출 및 국내선·국제선 항공교통 이용자 운송 실적 기준)로 성장했다.
11분기 연속 흑자…LCC '새 역사' 쓰는 제주항공 경영 비결은
◆단일 기종 도입으로 원가절감 성공

제주항공이 대형 항공사와의 경쟁과 LCC 업체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핵심 경영 키워드는 ‘저원가’와 ‘고수익’이다. 먼저 단일 기종을 도입해 원가를 절감했다. 제주항공이 운영 중인 항공기는 186~189석 규모의 미국 보잉사 ‘B737-800NG’ 기종이다. 현재 운영 중인 29대의 모든 항공기가 같은 기종이다. 단일 기종만 운영하면 그 기종에 최적화된 설비와 인력을 구성해 비용을 절감하고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다.

제주항공은 LCC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매출 구조를 다변화했다. 항공사 매출은 여객 매출과 부가 매출로 구성된다. 제주항공은 비수기와 성수기에 좌우되는 여객 매출에 의존하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없다고 보고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개발했다. 특히 해외 LCC의 사업 모델을 적극 도입하며 좌석 선택과 옆좌석 추가 구매 서비스 등을 국내 최초로 들여온 것이 주효했다.

◆정시성 제고, 품질 개선으로 고수익 실현

여객 매출을 늘리기 위한 작업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먼저 국내선 중심에서 국제선 중심의 노선 전략으로 여객 매출을 늘렸다. 이 회사 국제선 매출 비율은 올 1분기 80.4%로 국내선 매출 비율(19.6%)을 압도한다.

지연과 결항 등을 낮춰 정시성을 높이고 전략 상품과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는 전략으로 대형 항공사 고객을 빼앗아 오는 데도 성공했다. 이 결과 제주항공 누적 탑승객은 2006년 6월5일 첫 취항 이후 올 2월 기준으로 4000만 명을 돌파했다.

제주항공은 올해도 외형 성장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목표는 연간 탑승객 1000만 명이다. 2020년까지 연평균 20%씩 성장해 매출 1조5000억원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증권가에선 제주항공이 LCC 동맹 체제인 ‘밸류얼라이언스’로 성장성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밸류얼라이언스는 지난해 설립된 세계 LCC 항공 동맹이다.

정채희 한경비즈니스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