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서울 지역주택조합 40% 몰려 '과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입지 좋고 낡은 주택지 많아…지역조합 사업장 15곳 활동
"새 아파트 저렴하게 배정" 일부 조합 과장광고…주민 피해
동작구는 피해방지 대책 가동…정부, 조합원 모집 요건 강화
"새 아파트 저렴하게 배정" 일부 조합 과장광고…주민 피해
동작구는 피해방지 대책 가동…정부, 조합원 모집 요건 강화
서울 동작구가 지역주택조합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에서 추진되고 있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장의 40%가 동작구에 몰려 있다. 지역주택조합은 특정 지역에 거주하는 조합원이 주체가 돼 아파트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성공적으로 끝날 확률이 낮은 데다 기존 사업장은 3일부터 시행되는 조합원 보호 조치에서도 배제돼 있어 조합원 가입에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동작구, 지역주택조합 ‘우후죽순’
2일 서울시와 동작구청에 따르면 서울 시내에서 지역주택조합 방식으로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사업장은 모두 37곳이다. 이 중 40%(15건)가 동작구에 몰려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부도심 지역 중 가장 개발이 안 된 곳이 동작구”라며 “입지가 좋고 낡은 주택지역이 많아 지역주택조합이 많다”고 전했다. 동작구에서 오래 거주한 주민들이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3년 전 동작구의 한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한 A씨는 “오래된 다세대 주택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새 아파트를 저렴하게 배정해준다는 권유에 혹해 조합원으로 가입하곤 한다”고 말했다. 지역주택조합 사업 추진이 많은 만큼 피해 사례도 많다. 노량진본동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사업이 장기화되면서 조합원 500여 명이 평균 3억원의 분담금을 내야 했다. 조합장은 조합비 18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당동의 이수역리가 지역주택조합에선 시공사에서 빌린 대출금, 미지급 공사비와 연체비 등 1377억원의 채무가 발생해 사업이 중단됐다. 동작구청 관계자는 “지역주택조합 피해자의 상담이 끊이지 않고 있어 지난달 15일부터 구청이 직접 나서 주의를 당부하고 주민 대상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규제 앞두고 조합원 모집 급증
새 규제를 피하기 위해 동작구를 포함한 전국에서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 모집이 급증했다. 국토교통부가 3일부터 시행하는 주택법 개정안은 주택조합설립 인가를 받기 위해 조합원을 모집하거나 인가 전 신고한 내용을 변경하면 해당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하고 공개모집 방법으로 조합원을 모집하도록 했다. 또 조합 탈퇴 및 비용환급 청구도 할 수 있게 개정했다.
그러나 3일 이전에 조합설립 인가를 신청했거나 일간신문에 조합원 모집공고를 한 곳은 이 개정안을 적용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지난 3~5월 사이 일간신문에 조합원 모집공고를 낸 지역주택조합추진위원회가 많았다.
하지만 사업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부산의 경우 설립된 지역주택조합은 총 59개지만 이 중 준공 전 마지막 단계인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곳은 6개에 불과하다. 사업이 지지부진해도 조합을 탈퇴할 수도 없다.
한 구청 주택과 관계자는 “조합 가입비와 업무대행비를 각각 2000만원씩 납부하면서 업무대행비 환급 요구도 할 수 없는 방향으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3~5월 사이 조합원을 모집한 곳은 준비가 덜 돼 있을 가능성이 높아 조심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지역주택조합추진위가 조합원 모집을 위해 흔히 “3~4년 안에 사업을 끝낼 수 있다”고 과장광고한다고 지적했다. 지구단위계획 수립, 건축심의, 조합설립 인가, 사업계획 승인 등 네 단계를 각각 3개월씩 거쳐 착공하면 3~4년 안에 사업이 끝난다고 설득한다.
한 전문가는 “동의율 75%를 달성해 시작하는 재건축 사업도 10년 이상 걸리는데 토지 소유권 95%를 확보해야 하는 이 사업은 더 오래 걸린다”고 경고했다. 조합설립 인가를 받고도 95% 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계획 승인 단계에서 포기하는 곳들도 많다.
대형 건설사에서 시공의향서만 받은 뒤 마치 시공사가 정해진 것처럼 홍보하는 조합도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의향서는 아무런 구속력이 없다 보니 건설사들이 부담없이 내준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동작구, 지역주택조합 ‘우후죽순’
2일 서울시와 동작구청에 따르면 서울 시내에서 지역주택조합 방식으로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사업장은 모두 37곳이다. 이 중 40%(15건)가 동작구에 몰려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부도심 지역 중 가장 개발이 안 된 곳이 동작구”라며 “입지가 좋고 낡은 주택지역이 많아 지역주택조합이 많다”고 전했다. 동작구에서 오래 거주한 주민들이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3년 전 동작구의 한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한 A씨는 “오래된 다세대 주택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새 아파트를 저렴하게 배정해준다는 권유에 혹해 조합원으로 가입하곤 한다”고 말했다. 지역주택조합 사업 추진이 많은 만큼 피해 사례도 많다. 노량진본동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사업이 장기화되면서 조합원 500여 명이 평균 3억원의 분담금을 내야 했다. 조합장은 조합비 18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당동의 이수역리가 지역주택조합에선 시공사에서 빌린 대출금, 미지급 공사비와 연체비 등 1377억원의 채무가 발생해 사업이 중단됐다. 동작구청 관계자는 “지역주택조합 피해자의 상담이 끊이지 않고 있어 지난달 15일부터 구청이 직접 나서 주의를 당부하고 주민 대상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규제 앞두고 조합원 모집 급증
새 규제를 피하기 위해 동작구를 포함한 전국에서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 모집이 급증했다. 국토교통부가 3일부터 시행하는 주택법 개정안은 주택조합설립 인가를 받기 위해 조합원을 모집하거나 인가 전 신고한 내용을 변경하면 해당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하고 공개모집 방법으로 조합원을 모집하도록 했다. 또 조합 탈퇴 및 비용환급 청구도 할 수 있게 개정했다.
그러나 3일 이전에 조합설립 인가를 신청했거나 일간신문에 조합원 모집공고를 한 곳은 이 개정안을 적용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지난 3~5월 사이 일간신문에 조합원 모집공고를 낸 지역주택조합추진위원회가 많았다.
하지만 사업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부산의 경우 설립된 지역주택조합은 총 59개지만 이 중 준공 전 마지막 단계인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곳은 6개에 불과하다. 사업이 지지부진해도 조합을 탈퇴할 수도 없다.
한 구청 주택과 관계자는 “조합 가입비와 업무대행비를 각각 2000만원씩 납부하면서 업무대행비 환급 요구도 할 수 없는 방향으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3~5월 사이 조합원을 모집한 곳은 준비가 덜 돼 있을 가능성이 높아 조심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지역주택조합추진위가 조합원 모집을 위해 흔히 “3~4년 안에 사업을 끝낼 수 있다”고 과장광고한다고 지적했다. 지구단위계획 수립, 건축심의, 조합설립 인가, 사업계획 승인 등 네 단계를 각각 3개월씩 거쳐 착공하면 3~4년 안에 사업이 끝난다고 설득한다.
한 전문가는 “동의율 75%를 달성해 시작하는 재건축 사업도 10년 이상 걸리는데 토지 소유권 95%를 확보해야 하는 이 사업은 더 오래 걸린다”고 경고했다. 조합설립 인가를 받고도 95% 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계획 승인 단계에서 포기하는 곳들도 많다.
대형 건설사에서 시공의향서만 받은 뒤 마치 시공사가 정해진 것처럼 홍보하는 조합도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의향서는 아무런 구속력이 없다 보니 건설사들이 부담없이 내준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