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이란 이슬람 원리주의자 호메이니
1979년 2월1일 이란 테헤란 거리에 수만 명이 쏟아져 나왔다. 프랑스에서 망명 중이던 이란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테헤란공항에 도착한 날이었다. 호메이니는 열흘 후인 2월11일 무능하고 부패한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리고, 4월1일 이슬람 원리주의에 입각한 이란 이슬람 공화국 수립을 선포했다. 지금의 이란을 만든 ‘이란 이슬람 혁명’이다.

호메이니는 1900년에 태어났다. 1950년대 후반 ‘아야톨라’라는 칭호를 받아 존경받는 종교지도자가 됐다. 아야톨라는 이슬람교 시아파 최고지도자를 뜻하는데, 이란은 국민 대부분이 시아파여서 그의 영향력이 무척이나 컸다. 호메이니는 1964년 추방돼 외국을 떠도는 가운데서도 팔레비 왕조 타도 운동을 이끌었다. 1978년 12월 전국에서 시위가 벌어져 팔레비 2세가 이듬해 1월 이란을 떠났고 호메이니의 귀국으로 이어졌다.

호메이니는 대통령보다 높은 최고지도자로 이란을 다스렸다. 그 자신은 청렴했지만 이슬람 율법을 지나치게 엄격히 적용해 이란의 발전을 가로막는 과오를 저질렀다. 언론과 출판의 자유가 제한됐고, 여성은 다시 베일을 쓰는 등 인권을 억압받았다. 핵무기 개발을 지시한 것도 호메이니였다. 호메이니는 1989년 6월3일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88세의 나이였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