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 피자 인기 너무 뜨거웠나…조흥, 사흘간 급등락 '미스터리'
냉동 피자 제품 인기에 힘입어 순항하던 치즈 및 식품첨가물 제조회사 조흥의 주가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달 31일 26% 이상 급등해 가격제한선 근처까지 치솟은 뒤 이틀 연속 급락하며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유 없는 급등락에 주문 실수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조흥은 지난달 31일 8만9000원(26.10%) 오른 43만원에 장을 마쳤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날 시간대별 주가 움직임이다. 장중 내내 35만원 안팎을 오르내리며 잔잔하게 움직이던 주가가 장 마감 직전 갑자기 뛰었다. 장 마감 동시호가에 매수 물량이 몰리면서다. 한 증권사 창구에서만 2014주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이날 조흥 전체 거래량은 2455주였다.

냉동 피자 인기 너무 뜨거웠나…조흥, 사흘간 급등락 '미스터리'
주문 실수 가능성이 언급되는 이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장중 잠잠하다 동시호가 때 20% 넘게 급등하고 시간 외 거래량이 늘면서 하락했다”며 “동시호가에 주문을 잘못 넣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당일 장 마감 후 거래소는 급등 이유에 대해 공시할 것을 요구했다.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는 최대주주인 오뚜기와의 합병 가능성 얘기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회사 측은 지난 1일 “중요 공시 사항이 없다”고 답변했고, 주가는 6만3000원(14.65%) 빠졌다. 2일에도 추가 하락(-5.86%)했다. 이날 종가는 34만5500원으로 급등하기 전 수준(34만1000원)으로 되돌아갔다.

유통 물량이 적은 종목이어서 주가 변동성이 더욱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흥은 식품회사 오뚜기의 계열사다. 최대주주인 오뚜기는 조흥 지분 29.95%를 갖고 있다. 오뚜기제유 오뚜기라면 오뚜기물류서비스 풍림피앤피 등 오뚜기 자회사와 함창호, 함영준 등 오너 일가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을 합치면 67.20%에 달한다. 최대주주 등의 지분 비중이 높아 조흥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1000주 안팎에 불과하다.

시장에서는 냉동 피자 인기를 기반으로 한 조흥의 실적 개선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2년간 10만원대에 머무르던 이 회사 주가는 지난 2월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지난해 11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전년(66억원)보다 실적이 크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올해는 1분기에만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56억원을 벌어들였다. 1분기 기준 제품별 매출 비중은 치즈가 60%, 식품첨가물이 40%를 차지했다.

2015년 50억원 규모였던 국내 냉동 피자 시장은 올해 800억~900억원대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흥은 치즈와 냉동 피자를 제조해 오뚜기와 BGF리테일에 공급하고 있다. 뚜레쥬르 파리크라상 등에는 제과제빵 재료를, 피자스쿨 피자마루 등에는 피자 치즈를 판매한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