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사설] 1분기 성장률 서프라이즈 주역인 기업, 칭찬도 해주자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잠정치)이 전분기 대비 1.1%를 기록했다고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했다. 2015년 3분기(1.3%) 이후 6분기 만의 최고치로, 1년 넘게 지속돼 온 0%대 성장에서도 벗어났다. 설비투자와 수출, 건설투자가 성장을 주도했다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수출은 반도체, 기계 장비 등의 호조로 2.1% 늘었고 설비투자는 4.4%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부동산시장 호조로 6.8%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회복이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데다 부동산 시장도 호황을 보이면서 경기가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모처럼의 경기회복 소식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경기 흐름의 중심에 기업이 있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세계 경기가 살아나도 수출이 저절로 늘어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뼈를 깎는 경쟁을 통해 시장을 개척한 기업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렇게 늘어난 주문으로 생산과 투자를 늘린 것이 선순환으로 이어지며 경기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한국에서 기업은 천덕꾸러기 신세다. ‘비정규직 양산과 양극화의 주범’이며 ‘반성할 줄 모르는 개혁 대상’ 취급을 받고 있다.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온 기업의 공(功)을 말하는 이는 찾기 힘들고 과(過)를 탓하기 바쁘다. 기업이 만들어 낸 경기회복과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주가상승의 과실을 따먹기에만 혈안이 돼 있을 뿐, 도무지 기업을 칭찬하지 않는다. 칭찬은커녕 입에 재갈까지 물려놨다.

    따지고 보면 기업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다. 새 정부가 그토록 집착하는 일자리도 결국은 기업이 만든다. 모든 기업이 머리를 숙인 요즘, 이들을 칭찬하는 목소리도 좀 듣고 싶다.

    ADVERTISEMENT

    1. 1

      [토요칼럼] '후덕죽의 칼'이 주는 교훈

      최근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의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2’에서 가장 시선을 끈 출연자 중 하나는 후덕죽(候德竹) 셰프다. 신라호텔 팔선 출신으로 올해로 57년째 ‘웍질’을 하고 있는 한국 중식계의 산증인이다. 요식업계에선 전무후무한 ‘셰프 출신 그룹 임원’(신라호텔 상무)이라는 타이틀을 단 인물이기도 하다. 잿빛으로 센 머리와 주름진 손등은 오랜 시간을 단련한 증표다.그는 경연 내내 말보단 태도로 ‘어른의 품격’을 보여줬다. 팀 대항전에서 후배 임성근 셰프가 소스 담당을 자처할 때, 팀원들 사이엔 묘한 정적이 흘렀다. 반신반의하는 눈빛 사이로 후 셰프는 짧고 단호하게 말한다. “여기(임 셰프)가 리더해.” 의심을 걷어내고 책임을 건넨 한마디였다.압권은 그다음 장면이다. 임 셰프가 후 셰프의 칼을 허락도 없이 집어 들어 거침없이 마늘을 으깨자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요리사에게 칼이란 전쟁터의 총이자 자부심 아닌가. 그럼에도 그의 입에선 호통 대신 격려의 말이 흘러나온다. “(내) 칼을 아주 잘 쓴다!” 거장이 보내준 무한한 신뢰 덕이었을까. 그가 속한 백수저팀은 임 셰프의 소스를 넣은 요리로 대중평가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이 장면이 오래 마음에 남은 이유는 우리 사회의 풍경과 정반대에 서 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댓글창 등 오늘날의 공론장엔 다른 세대를 향한 날 선 대화만 가득하다. 기성세대는 젊은 층을 ‘MZ’라는 편리한 카테고리로 묶어 ‘이기적이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집단’으로 치부한다. 반면 젊은 층은 나이 든 세대를 ‘꼰대’라고 칭

    2. 2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읽는 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의 시끄러운 평화 협상 과정보다 중요한 뉴스는 유럽이 향후 2년에 걸쳐 신규 자금 1050억달러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역량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머릿속에서 작동하던 ‘희망의 시간표’를 뒤흔든다.이번주 푸틴 측 약점이 드러났다. 푸틴은 군 지휘관과의 공개 회의에서 전황에 관해 과장된 보고를 들었다. 푸틴의 ‘노쇠한’ 외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는 푸틴 거처가 우크라이나 드론 91대의 비열한 공격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꾸며냈다. 이를 뒷받침할 증거도, 목격자도 없다.약점 드러낸 푸틴트럼프는 중립적이고, 이해관계 없는 중재자 역할을 하며 그의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무기, 훈련, 전술 정보를 지원하고 있다. 푸틴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미국 무기는 여전히 공급되지만 유럽을 경유해 세탁된다. 트럼프의 정치적 위신은 공식적으로 ‘평화’ 외에 어떤 특정 결과에 걸려 있지 않다. 그는 진정으로 중립화된 우크라이나가 자신이나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사실 트럼프는 여러 가지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저울질하며 방향을 탐색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장은 실제 평화가 성립되기 어렵다. 푸틴의 계산을 바꿀 ‘몽둥이’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비판자들이 기다려온 날이 다가오고 있음을 감지할 수도 있다. 이 전쟁은 결국 ‘트럼프의 전쟁’이 될 것이다. 그는 푸틴과의 확전 경쟁에 나서야 할 것이고, 트럼프가 이길 가능성이 크지만 ‘MAGA(미국을 다시 위

    3. 3

      [취재수첩] 기술 빼앗긴 기업이 법정서 피해 숨기는 이유

      “기술 유출의 실질 피해자인 기업이 구체적인 피해 내용을 적극적으로 주장하지 않는다.”지난달 경남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재판부는 장보고함-Ⅲ 기술을 대만에 넘긴 전직 해군 중령인 방위산업 기업 대표 A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A씨는 2019~2020년 옛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기술자를 통해 불법 반출한 도면 등 핵심 기밀을 총 1억1000만달러에 대만에 팔아넘기려 했다.하지만 한화오션은 재판 과정에서 검찰 공소사실에 대해 “잘 모른다” “범죄와 관련 없다” 같은 답변으로 일관했다. 재판부가 “실체 규명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화오션이 법정에서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 한국 잠수함의 핵심 기술이 어느 수준까지 해외로 넘어갔는지 실체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방산기업이 과거 기술 유출 의혹 사건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배경에는 ‘방산 기술 보안감점제도’가 있다. 2014년 이 제도를 도입한 정부는 보안사고가 발생한 방산기업의 정부사업 입찰 평가 점수(100점 만점)를 3년간 3점 감점한다. ‘기술을 지키지 못한 책임’에 대한 일종의 벌점이다. 업계에선 “결과는 1점 이내에서 갈린다”며 “‘-3점’은 사실상 입찰 탈락을 의미한다”고 말한다.방산기업과 달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 첨단 제조 기업은 범죄가 확인되면 내부 가담자를 즉각 색출하고 수사기관에 적극 협조한다. 세계 2위 수준의 폴리올레핀엘라스토머(POE) 기술을 유출당한 LG화학은 현재 진행 중인 2심 재판부에 “엄정히 처벌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유독 방산기업만 기술 유출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