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허버트 맥매스터 미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만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 제재와 대화 병행 방안에 사실상 합의했다.

두 사람은 이날 약 1시간20분간의 비공개 만남에서 대북 제재 공조를 이어가면서 비핵화를 위한 대화 통로를 어떻게 마련할지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반입 보고 누락 논란에 대해선 정 실장이 관련 경위를 설명하며 이해를 구했고, 맥매스터 보좌관은 “설명해줘서 고맙다”고 답했다고 전해졌다.

양측은 한·미 정상회담 시기와 의제 등에도 상당 부분 구체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기는 이달 하순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맥매스터 보좌관이 정상회담과 관련해 “최대한의 예우를 갖출 계획이며, 회담은 ‘풀 프로그램(full program)’으로 구성할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의전이 통상적 공식 방문이 아니라 최고 예우의 국빈 방문으로 설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 실장은 특파원들과 만나 “사드 환경영향평가를 철저하게 하려면 우리가 당초 예상한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환경영향평가는 대상 부지의 용도·면적에 따라 전략환경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로 구분되는데 청와대는 가장 까다롭고 오래 걸리는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될 경우 당초 한·미 합의 사항대로 연내 사드체계를 정상 가동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정인설/이미아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