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격 역대 최고점 근접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산호아파트는 지난 3일 조합 창립총회를 열어 조합설립 안건을 통과시켰다. 참석자 421명 가운데 과반 동의를 얻었다. 김현 추진위원장이 신임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추진위는 다음주 용산구청에 조합설립 인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현재 재건축 사업 추진에 대한 주민 동의율은 92%다.
한강변에 자리잡아 ‘용산의 진주’로 불렸던 산호아파트(1977년 준공, 6개동 총 554가구)의 재건축은 순탄하지 못했다. 2006년 재건축추진위원회가 처음 구성됐지만 한강 조망권을 둘러싼 주민 갈등 등으로 10여년간 사업이 제자리걸음을 했다. 한강변 앞동은 중소형 주택형(전용 78·86㎡) 위주인 반면 뒷동은 대형(전용 40·113㎡) 위주로 배치돼 있는 게 문제였다. 대지 지분이 큰 뒷동 소유자들이 한강 조망권을 갖춘 동·호수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 보니 앞동과 뒷동 주민 간 이견이 컸다. 모든 가구에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하기로 하면서 반대하던 앞동 주민도 찬성 쪽으로 상당수 돌아섰다.
추진위는 동·호수 배정 방식을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아파트 1호인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렉스아파트와 비슷하게 하기로 정관을 마련했다. 기존 아파트와 새 아파트를 방향 조망권 층수 등을 토대로 각각 10등급으로 나누고 동일 등급 내에서 동·호수를 뽑는 방식이다. 등급 판정은 감정평가업체에 맡기기로 했다. 한강 조망권이 뛰어난 고층 아파트가 주로 1등급, 조망이 나쁜 저층 아파트는 10등급으로 정해질 전망이다. 다만 총회 참석자 가운데 일부는 동 배치와 감정평가 방식을 두고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재건축이 진척되면서 아파트값도 오름세다. 전용면적 78~86㎡ 주택형은 8억~9억원, 전용 113㎡ 주택형은 9억~10억원을 호가한다. 전용 40㎡는 4억5000만~5억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인근 청암공인의 양현숙 대표는 “최근 1주일 새 집값이 뛰면서 호가가 2009년 최고점에 근접했다”고 전했다.
주변에 개발 호재가 많은 게 특징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단지 인근 현대차 서비스센터를 초고층 복합단지로 개발할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3월 용산구 원효로 4가 114의 40 일대 약 3만1000㎡를 비즈니스 호텔 1개동, 오피스텔 4개동 등을 갖춘 최고 48층 복합단지로 개발하겠다는 제안서를 용산구에 제출했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1975년 지어진 풍전아파트와 인근 다세대·다가구주택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다”고 전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