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이 4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CC에서 열린 롯데칸타타여자오픈 최종 3라운드 3번홀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김지현은 4년 만에 개인 통산 3승째를 거뒀다. KLPGA 제공
김지현이 4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CC에서 열린 롯데칸타타여자오픈 최종 3라운드 3번홀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김지현은 4년 만에 개인 통산 3승째를 거뒀다. KLPGA 제공
4년 만에 맛보는 우승이었다. 김지현(26·롯데)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7회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총상금 6억원)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연출했다. 통산 3승을 쌓은 김지현은 201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출전 자격도 얻었다.

김지현은 4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CC(파72·6289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02타의 성적을 낸 김지현은 공동 2위인 김현수(25·롯데)와 김예진(22·비씨카드)을 1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2013년 8월 넵스 마스터피스에서 정상에 오른 뒤 3년10개월 만이다.

김지현은 17번홀(파3)까지 김현수에게 1타 뒤진 2위였다. 김지현은 17번홀에서도 7m 버디 퍼트에 성공, 공동 선두에 올랐지만 김현수가 곧바로 버디로 응수하는 바람에 1타차를 유지한 채 18번홀로 향했다. 김지현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극적인 버디를 낚아 뒤집기에 성공했다. 114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노렸던 김현수는 1타차로 앞선 상황에서 18번홀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리면서 고개를 숙였다. 김현수의 5m 파 퍼트가 빗나갔고 김지현의 짧은 버디 퍼트가 들어가면서 둘의 희비가 엇갈렸다.

롯데골프팀 소속인 김지현은 3승째를 소속사 주최 대회에서 따내 의미를 더했다. 17번홀까지 단독 선두였던 김현수도 같은 롯데 소속이다. 김지현은 “2012년 첫 우승 이후 2013년 두 번째 우승까지 쉽게 한 편이라 우승 갈증을 몰랐는데 지난 4년간 몇 번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뒷심 부족으로 우승하지 못했다”며 “마음을 비우면서 후회 없이 공격적으로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2012년 첫 우승 당시에도 아버지(김재준 씨)가 캐디를 맡았던 김지현은 “원래 캐디를 안 하시려고 했는데 올해 초반 성적이 너무 안 좋아서 아빠에게 부탁을 드렸다”며 “환갑이 넘었지만 딸 우승시키려고 골프백을 메셨는데 보답해드린 것 같아 기쁘다”고 울먹였다.

이번 대회에서 국내 무대 복귀전을 치른 장하나(25·비씨카드)는 공동 9위로 대회를 마쳤다. 전날 2라운드까지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3위에 올라 우승권에 있었던 장하나는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4개로 1타를 잃으면서 순위가 오히려 내려갔다. 최종합계 8언더파 208타를 친 장하나는 고진영(22) 등과 함께 공동 9위를 기록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