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머지 67%도 연내 사들이기로
이희상 전 동아원그룹 회장(사진)이 지인들과 손잡고 자신이 소유했던 미국 나파밸리 와인업체를 되찾는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인 로터스원유한회사는 다음달 31일 사조동아원이 보유한 미국 와인업체 코도 지분 93.23% 가운데 25.43%를 130억원에 우선 매입하기로 했다. 로터스원은 8월에 추가로 28.66%를 사들인 뒤 이르면 연내 나머지 39.13%도 매입하기로 했다. 전체 매입 대금은 530억원 안팎이다.
로터스원은 이 전 회장이 코도를 인수하기 위해 지인 10여 명으로부터 출자받아 설립한 특수목적회사다. 코도는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 포도밭과 와이너리(와인 공장)를 운영하는 업체로, 지난해 매출 260억원에 당기순손실 36억원을 냈다.
이 전 회장은 동아원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자 지난해 사조그룹에 코도를 팔았지만, 전문경영인 자격으로 경영은 계속 맡고 있다. 첫째 사위이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삼남인 전재만 씨도 코도 경영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은 그동안 애착을 갖고 키운 코도를 되찾는 데 강한 의지를 보였다”며 “인수자금은 막역하게 지내는 국내외 기업인 10여 명으로부터 끌어모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사조동아원은 코도 매각을 위해 중국 최대 국영 곡물기업인 코프코와 협상을 벌였으나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심화되면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사조동아원은 이르면 연말까지 코도 지분 93%를 매각해 차입금 일부를 상환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 3월에도 이 전 회장 측에 ‘에이앤에프펫(ANF PET)’ 지분 93.23%를 127억원에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조동아원은 오는 8월31일 모회사인 한국제분을 1 대 6.758 비율로 합병할 계획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