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주가지수와 부동산 가격이 올 들어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내는 등 지구촌 자산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양적완화와 저금리로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데다 세계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리스크(위험)를 감수하려는 투자심리가 커지면서 대표적 위험자산인 주식과 부동산시장이 ‘황소의 등(상승장)’에 올라탔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글로벌 금융정보업체인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주요 기업의 주가를 반영하는 글로벌다우지수는 연초 2546.6에서 지난 2일 2790.26으로 243.66포인트(9.6%)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지수는 16.1% 급등했고 유로스톡600지수도 8.1% 올랐다. 코스피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17.1%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황소 등'에 올라 탄 지구촌 자산시장
부동산시장도 호황을 맞았다. 지난해 유럽 23개국 중 18개국의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고, 올해도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파리 주택값은 작년 같은 달보다 11.8% 치솟았다. 미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의 부동산 기업 등에 투자하는 뱅가드글로벌부동산상장지수펀드(ETF)의 올해 수익률은 15.3%에 이른다.

미국 경제매체인 CNBC는 최근 “수년간 바닥을 헤매던 유럽과 아시아 등 글로벌 부동산시장이 마침내 북적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과 캐나다 등에서는 부동산시장 안정이 정부의 핵심 정책으로 떠올랐을 정도다.

주식과 부동산시장 강세 배경은 풍부한 유동성과 경기 회복에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중앙은행이 수년간 양적완화 정책을 펴면서 시중에 돈이 급격히 늘었고 경기도 호전됐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국가별 국내총생산(GDP)을 고려해 발표하는 주요 7개국(G7) 경제성장률 전망치(GPS)는 지난해 하반기 1.75%까지 떨어졌다가 지난달 10일 2%로 반등했다. 경기 회복 신호가 강해지면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3일 9.75까지 떨어져 23년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박종서 기자/오춘호 선임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