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는 포드의 전철을 피할 수 있을까.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회사 GM이 6일(현지시간)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투자자 데이비드 아인혼이 이끄는 헤지펀드 그린라이트캐피털과 주식 분할을 놓고 정면 충돌할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보도했다.

아인혼은 지난 3월 GM의 주가 부진을 방치하고 있는 메리 배라 최고경영자(CEO)를 비판하면서 GM 보통주를 배당금을 받는 주식과 자사주 매입용 주식 두 가지로 나눌 것을 요구했다. 자사주 매입용 주식에는 배당금을 적게 주는 대신 나머지 자금을 자사주 매입에 쓰거나 신규사업에 투자해 실적을 개선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연 4%가 넘는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노린 투자자와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노린 투자자 모두를 끌어들여 주가를 50%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GM 이사회는 아인혼의 요구를 일축했으나 이날 주총에서는 안건으로 상정돼 표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 주주가 아인혼의 제안에 반대하지만 GM의 주가 하락이 변수가 되고 있다. 의결권 행사 자문회사인 ISS는 보통주 분할이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며 투자자에게 반대투표를 하라고 권고했다.

GM 주주인 올스타인캐피털은 “배라 CEO를 지지한다”면서도 “회사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WSJ는 지난달 마크 필즈 포드 CEO가 주가 부진을 이유로 전격 퇴출된 점을 들어 GM 경영진도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배라 CEO가 취임한 2014년 1월 이후 GM의 주가 하락폭은 15%에 달한다. 올 들어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와중에도 GM 주가는 1.1% 하락했다. 같은 기간 다우지수는 7.3%, S&P500지수는 8.9% 상승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