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심기의 굿모닝 월스트리트] 다시 최고가에 근접한 비트코인, 중동 리스크가 호재로 작용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가격이 역대 최고가에 다시 근접하고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휘발성이 강한 비트코인 가격이 곧바로 영향을 받았다.

5일(현지시간) 비트코인 관련 사이트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1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5.6% 오른 2695달러까지 상승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등 중동 7개국이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을 순식간에 밀어올렸다.

사우디 등은 이날 국제사회의 이란 적대정책을 비판한 카타르와 국교를 단절한다고 선언했다. 사우디는 “카타르가 테러리즘을 후원하고 내정 간섭을 한다”며 가장 먼저 단교를 발표했고 뒤이어 UAE, 이집트, 바레인 정부도 같은 입장을 냈다. 이집트 정부는 자국 주재 카타르 대사에게 “48시간 이내 이집트를 떠나라”라고 밝혔다.

비트코인 가격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비트코인이 ‘제2의 안전자산’으로 폭넓게 인식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25일 중국과 일본의 가수요가 몰리면서 1비트코인당 2800달러까지 폭등한 뒤 하루만에 다시 2100달러대로 폭락하는 급변동 장세를 겪은 뒤 한동안 상승세가 주춤했다. 외신들은 “중동지역의ㅇ 정치적 혼란이 지난달말 이후 비트코인 가격의 하락분을 대부분 만회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동요인외에도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매수압력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도 가격상승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이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인정한데다 중국이 외환통제 정책을 유지하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가 견조하다는 점도 비트코인의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